민노당 노회찬 "미국 보는 한국 시각 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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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 성향 연구소인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프렁크 한국정세 담당관(左)이 7일 오후 민주노동당을 방문, 노회찬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미국 헤리티지 재단 측이 7일 민주노동당을 찾았다. 이 재단의 대릴 플렁크 아시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노회찬 사무총장을 만났다.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민노당 입장을 들으러 왔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다섯번째 무역 파트너이자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안보동맹이란 면에서 재단의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도 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대표적인 보수 연구 단체로 미국 공화당의 연구소 격이다.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대북(對北) 무력제재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인 기관이다.

魯총장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전의 얘기를 꺼내면서 "헤리티지 측이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안 마련에 간여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플렁크 연구원은 "지난해 대통령 인수위 측 주요 인사의 요청으로 마스터 플랜을 검토해준 바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권력 관계의 변화를 예상했다"며 "3金시대가 끝난 것은 자연스럽고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껄끄러운 대화도 오갔다. 魯총장은 "한국에서는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 등과 관련, 미국에 대한 시각이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플렁크 연구원은 "미군이 한반도에서 이유 없이 수십억달러를 쓰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외교 관계는 불공정한 면이 없을 수 없다"며 "우린 미국의 국익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응수했다. 魯총장이 "한국 국민은 미국이 한반도의 불안정을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고 하자 플렁크 연구원은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며 답을 피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魯총장은 "한국 투자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투기 자본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는다"고 했다.

강갑생 기자 <kkskk@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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