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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강의 영어로, 국제 인증 획득 … ‘글로벌MBA’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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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A는 어느 학문 분야보다 국경의 장벽이 낮다. 국내 대부분의 MBA들도 국제화 수준을 끌어올려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유학생을 붙잡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각 대학원의 간판 프로그램들인 글로벌MBA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영어 강의는 MBA의 글로벌 수준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특히 학교들이 국제적인 수준의 MBA라고 강조하는 ‘글로벌 MBA’들의 영어 강의 비율이 높았다. 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전남대·중앙대·한국정보통신대의 대표적인 주간 MBA는 올해 하반기 개설한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교수와 학생도 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MBA 12개 대학원들이 유치한 외국인 교수는 95명으로 지난해보다 8명 증가했다. 이 중 전임으로 채용된 경우는 33명(34.7%)이지만 대학들이 외국인 교수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국내 MBA에 지원한 외국인 학생은 89명으로 집계됐다.

MBA들은 국제 인증 획득에도 적극적이다 고려대·서울대·KAIST가 먼저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세계경영대학협회의 인증(AACSB)을 받았고, 다른 대학들도 현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 MBA에서 영어 강의가 늘어나고 외국과의 복수학위도 확대되는 등 교육과정의 국제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한 대학의 MBA 과정 학생들이 영어 강의를 듣고 있다. [중앙포토]

◆국제화·지역화로 승부=연세대의 글로벌 MBA(주간·주말 과정)는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한다. 또 GET(Global Experience Trip)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의 다국적 기업들을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있다. 기업체 파견 학생들은 액션 러닝(Action Learning) 방식의 수업을 통해 자신이 속한 기업의 비즈니스 이슈를 주제로 실무 훈련을 할 수 있다.

성균관대 SKK GSB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MBA인 슬로언(Sloan) 스쿨와 교수·학생을 교환하며 교류를 하고 있다. 교과부 발표와 중앙일보 대학 평가 결과 외국인 전임 교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 모든 학생에게 외국의 교류 대학에서 한 학기씩 공부하도록 기회를 주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성균관대 아시아 MBA는 일본·중국 등 아시아 지역 MBA들과 교류하며 커리큘럼도 아시아지역에 맞춤형으로 짜인 지역 특화 MBA다.

중앙대의 글로벌 BRICs MBA도 지역 특화 MBA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 시장에 관한 전문 경영지식을 쌓아 지역 전문 MBA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개설됐다. 경영 전반에 대한 교육과 별도로 신흥 시장의 역사·정치·경제·세제 및 법률·산업정책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영어 성적 등 일정 자격만 갖추면 중국 푸단대에서 경영학 석사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다.

◆분야별 특화 MBA 인기=특수한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MBA들도 눈에 띄었다. 숙명여대의 르 꼬르동 블루 호스피털리티 MBA는 세계적인 서비스 교육기관인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와 제휴한 서비스 분야 전문 과정이다. 호텔·외식업, 리조트업 등 서비스 분야의 전문경영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집 대상이다. 특히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 본교가 매학기 강의평가를 직접 진행하는 등 강의의 질을 관리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여성 리더십을 갖춘 경영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60명 이상의 CEO 출신 겸임 교수들을 통해 실무 경험을 전수받으면서 이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2008년 3월에 신설된 금융 MBA 과정은 재무분석(CFA)·리스크관리(FRM)·개인뱅킹(PB) 등 특정 금융분야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랩(Lab)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양대는 최근 외국인 교수 2명을 채용해 국제화를 강화했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MBA 개발도 하고 있다.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해 의료 전문지식과 국제적인 경영 능력을 갖춘 경영인 교육을 목표로 글로벌 의료경영 MBA를, 금융·자산운용 분야 특화를 위해 자산운용 MBA를 만들었다.

KAIST는 1996년 국내 처음으로 미국식 주간 MBA 교육을 시작했다. 현재는 분야별로 대학원을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는 경영 실무 전반을 이해하는 제너럴 매니저 양성을 목적으로 테크노MBA와 IMBA를 운영 중이다. 기존의 금융공학 MBA가 확대된 금융전문대학원에서는 올 2월 출범한 10억원 규모의 학생실전투자펀드(KSIF)를 운용하며 학생들이 직접 연구한 투자전략으로 수익을 실현시키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정보미디어대학원은 정보·미디어 분야를 이해하는 전문 경영인 양성을 위해 2006년 개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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