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개의 과자, 달콤한 서울을 맛보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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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호 18면

과자로 만든 도시가 탄생했다. 15만여 개의 과자로 2m×12m 넓이의 테이블에 70~80㎝ 높이로 쌓아 올린 도시가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10층 로비에서 8일 완성된 모습을 드러냈다. 도시는 3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역사가 숨쉬는 고대도시와 눈부신 발전을 이룬 상업도시, 그리고 문화도시. 작업에는 꼬박 나흘이 걸렸다. 과자는 모두 한국산이다. 도시의 이름은 ‘Eating the City’.

中 현대미술가 쑹둥‘도시의 욕망’ 표현

작가는 중국 현대 개념 미술가인 쑹둥(宋冬·42)이다. 쑹은 2006년 광주 비엔날레 공동 대상 수상자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다. 그는 2003년부터 베이징·상하이·톈진·시안·릴·런던·빈·바르셀로나 등 8개 도시에서 ‘과자로 만든 글로벌 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역동적인 변화를 겪어온 아시아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서울에서 만든 아홉 번째 작품은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건설’을 주제로 21~23일 열리는 제2회 ‘세계여성포럼’ 기념 전시로 기획됐으며 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 학생 20명이 함께 참여했다.

“달콤하고 맛있는 과자로 쌓아 올린 도시는 욕망으로 거대해져 가는 아시아의 모습이다. 과자를 집어먹고 싶은 욕망은 도시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미래의 위험성을 함께 담고 있다.” 작품에 대한 그의 해석이다.

작품에는 경복궁·종합운동장·서울시청·남산N서울타워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가 형상화됐다. ‘먹는 도시’가 미술관이 아닌 백화점에 전시된 데 대해 작가는 “일반인들이 쉽게 미술품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과자를 떼어먹는 각각의 관객들은 스스로 작품 컬렉터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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