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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한햇동안 女兒 3만명 낙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뭐가 안보이느냐.』『심장이 씩씩하게 뛴다.』『태아의 골격이튼튼하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 성감별후 산모에게 아들임을알려주는 암호같은 표현들이다.
의사들이 죄책감을 느끼면서 떳떳하지 못하게 성감별을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많은 수입을 올릴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범법인줄 알면서도 태아 성감별과낙태수술등을 한다는 것이다.의사들은 특히 성감별 뒤 여아(女兒)만 낙태수술해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한편 산모들은태아의 성을 알아낸후 딸일 경우 극히 일부만 출산하고 대부분은진료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중절수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심지어 어느 임신부는 아들을 낳 기 위해 3~4회까지 중절수술을 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태아 성감별은 산모의 요구뿐만 아니라 시어머니와 남편의 「강요」에 의한 경우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같은 선별적 임신중절로 94년 한햇동안 전체 여아 태아의 8.9%에 해당하는 2만9천3백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아 1백명당 남아수를 나타내는 성비(性比)는 94년말 현재1백15.5로 세계평균 출생성비 1백6을 훨씬 웃돌고 있으며 남아선호 현상은 일반적으로 고학력.고소득 계층에서 더욱 심한 것 같다는게 수사관들의 설명이다.
95학년도 서울지역 초등학교 학생의 남녀성비는 1백8.7이지만 강남구는 1백14.8,강동구 1백14.3,서초 1백13.0등으로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이같은 현상을 입증한다는것이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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