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마산 지역전통.개성.창의성 존중 '열린 운동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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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요즘 운동회 색깔이 달라지고 있다.단결.단체를 중시하던 왜색(倭色)풍이 빠지고 우리민족의 전통과 개성.창의성을 존중하는 「열린 운동회」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0일 치러진 부산 명륜초등학교 운동회에선 6학년 여학생들이 반별로 학생 스스로 머리를 짜내 만든 다양한 무용을 선보였다.
林지원(11)양은 『우리 스스로 운동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생각하니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어머니 26명으로 구성된 「운동회 도우미」들도 안내방송.출발신호등을 맡는등 구경꾼이 아니라 운동회 진행에 큰 역할을 했다.
지역주민 10명도 이날 운동회때 학생들과 같이 한달 가까이 연습한 동래학춤을 보여줬다.
부산 충무초등학교(운동회 10일 예정)에서는 운동회 전 프로그램이 제기차기.과녁맞히기.널뛰기등 민속놀이로 준비되고 있다.
전교생 4백80명 전원이 돌아가며 놀이를 즐기고 종목별로 얻은 점수에 따라 학년별로 금.은.동메달이 주어진다.
마산 가포초등학교(운동회 9월20일)에서도 고리던지기.닭싸움.굴렁쇠굴리기.팽이치기등 순수한 전통놀이만으로 운동회가 치러졌다.상품은 학용품 대신 엿과 떡.
부산 아미초등학교(운동회 9월20일)에서는 만국기 대신 존경하는 인물이나 스스로 그린 그림등을 매달아 가을 하늘을 수놓았다. 또 부산 절영초등학교(운동회 10월말 예정)는 플라스틱.
빈병등을 주워 달리면서 분리수거함에 담는 환경프로그램인 「쓰레기분리처리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의 강종출(姜宗出.54)장학사는 『이제 기마전.장대눕히기 같은 획일적인 일본식 운동회 프로그램은 사라졌고 학생.학부모들이 스스로 참여해 마련한 다양한 종목들로 운동회가 꾸며진다』며 『프로그램도 학교마다,학년마다 다른 것 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창원〓정용백. 김상진.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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