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정글탐험>시니어 넷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인터넷은 상업적 이용가치로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담고 있어 다양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문화와 생활,그리고 취미에 이르 기까지 우리주변의 이야기들을 찾아가 본다.
[편집자註] 인터넷 세상에서 인종.학력이나 나이 많음이 구애됨 없음을 실감케 하는 사이트가 시니어넷이란 곳이다.회원 자격이 55세 이상으로 돼있기 때문이다.주소는 http://www.seniornet.org.
시니어넷은 지난 86년 샌프란시스코대 메리 펄롱 교수 주선으로 델피(Delphi)라 불리는 네트워크상에 20명의 노령층으로 구성된 온라인 동호회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됐다.
지금은 여러 기업들의 협찬을 받아 각지의 노령층을 위한 컴퓨터강좌 실시는 물론 아메리카 온라인(AOL).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를 통한 통신서비스,그리고 인터넷상에 홈페이지를개설해 컴퓨터 문학.건강.행복강좌와 세대간 격차 를 줄이기 위한 활동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펄롱교수는 자기 할머니 인생이 이 사이트를 만든 계기가 됐다고 하며,현재는 전세계 1만7천명이 넘는 55세 이상의 회원이가입돼 있다.
이 홈페이지는 매우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디지털 세계에서 고령자를 위한 여러 측면의 자원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서로의 지식과 의견을 교환하며 노후생활을 보다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가겠다는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이 사이트에서 마련한 건강보조 기구들의 사용법을 익히고 책을 읽으며 치매등의 치료법을 배워 이웃과 친구들을돌봐주고 있다.
PC통신이나 인터넷이 젊은층의 전유물이란 보통의 인식을 깨고이 회원들은 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의 고독을 없애기 위한 노력으로컴퓨터 사용법을 익히고 인터넷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있어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연령층은 55~65세 36%,66~75세 51%,76세 이상13%로 남성 52%,여성 48%로 구성돼 있다.최근 시니어넷회원에 가입,컴퓨터 교육을 받고난 이후로 컴퓨터에 푹빠진(?)다이앤 젤러(78)는 3백쪽이 넘는 저서전 집필에 몰두할 수 있을만큼 엄청난 재미를 들였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미국 각지에 85개가 넘는 컴퓨터교실을 열어 도스.윈도.매킨토시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94년 8월 55세이상의 노년층 5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중87%가 노령층도 나이에 상관없이 컴퓨터를 사 용해야만 한다고답했으며,21%가 이미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한다. 국내에서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 문제를 단순한 문제로 치부하기 이전에 노인들의 고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정보화시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러한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유명희 정보검색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