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등산과 건강 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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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등산과 건강 ① 에서는 안전하고 건강하게 가을철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등산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인 무릎과 하체 건강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급작스런 산행이 부른 무릎관절과 허리손상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이 산행 도중 쉽게 얻는 것이 무릎관절과 허리손상이다. 급작스런 산행으로 뼈와 관절을 둘러싼 인대와 근육이 긴장하고 심하면 염증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비만한 사람은 산에서 내려올 때 배낭의 무게가 가해져 무릎연골 손상으로 오랫동안 고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첫 산행은 3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더불어 가능한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산을 내려올 때는 터벅거리지 말고 평소보다 무릎을 더 구부린다는 생각으로 탄력 있게 내려와야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기존에 관절염이 있는 분들은 산행 속도, 산의 경사, 산행 시간 등을 반드시 조절해야 하므로 재활전문의나 운동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산할 때는 발목 염좌 조심
발목 염좌는 돌이 많은 길이나 하산할 때 흔히 발생한다. 또 너무 빨리 걷거나 피로상태에서 힘이 빠져있을 때도 잘 생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산행 스틱을 사용하거나 천천히 자신의 보폭에 맞는 보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산행은 골절과 심장마비 불러
산행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낙상으로 인한 골절과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다. 그중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흔히 발생한다. 요즘 중장년층이 산행을 많이 즐기는데, 이 나이가 되면 대부분 골다공증이 생기기 시작하므로 사소한 낙상이나 충격에도 대퇴골 골절이나 척추 골절을 당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많이 해야 한다.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는 흔하지는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40세에 접어들면 남녀 모두 심장과 혈관의 기능이 현저하게 약화하므로 산행 중 무리를 하면 누구든지 이런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가벼운 체조나 준비운동을 하고, 산행 중 어지러움증, 호흡곤란, 구역질, 눈앞이 흐려지고 가슴을 조이는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걷기를 중지하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산행을 통하여 최상의 운동효과를 얻고 부상방지를 위해서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순간순간 집중하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산행 자체를 즐기는 원칙이 중요하다.

-산행 전,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자가운동
무엇보다 산행을 하기 전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은 심장에 대한 부담과 정신적 긴장을 줄이고, 관절, 인대, 근육, 힘줄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인 준비운동은 경사지를 걷기 전 먼저 평지를 걷는 것이다. 좀 빠른 걸음으로 5-10분 정도 걸어서 몸에 땀이 나면 스트레칭과 자가운동을 한다.

① 양 다리를 약간 벌리고 서서 약간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몸을 앞으로 충분히 숙여 긴장을 푼 상태에서 5-10초간 유지한다. 그 다음 양손을 옆구리에 댄 후 몸과 머리를 뒤로 젖혀 가슴을 신전한다.
② 몸통돌리기를 좌우로 번갈아 한다.
③ 양손을 앞으로 뻗어 벽에 대고 한 다리는 앞쪽, 다른 다리는 뒤쪽에 위치시킨 후 서서히 무릎을 굽혀 뒷다리의 장딴지근을 스트레칭한다. 약 10초간 유지하고 자세를 바꾼다.
④ 양손을 무릎에 대고 무릎돌리기를 좌우로 각각 실시한다.
⑤ 발목돌리기를 좌우 각각 실시한다.
⑥ 몸통을 똑바로 한 상태에서 한 다리로 외발서기를 하고, 다른 다리를 편 상태로 앞으로 들어 5-10초간 유지하였다가 내리고 그 다음 뒤로 들어 5-10초간 유지하였다가 내린다. 다리를 바꾸어 같은 동작을 실시한다.
⑦ ①~⑤까지의 동작을 다시 실시한다.

또 산행 후 근육통, 관절통과 같은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패턴으로 발바닥 전체를 디뎌서 걸으며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너무 자주 쉬는 것은 좋지 않고, 초보자의 경우 30분 정도 걷고 10분 쉬고, 숙련자는 50분 정도 걷고 10분 쉬는 것이 적당하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전신 컨디션을 유지하고 근육경련(쥐)을 줄일 수 있다. 또 산행 후 앞에서 기술한 자가운동과 더운 물 샤워 등의 습관화는 근골격계를 보호하고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움말=경희의료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
최경애 워크홀릭 담당기자 doongj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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