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덕목 일깨우는 동물우화 5편-어린이 만화영화비디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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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치고 부수는 장면이 없고 예쁜 여자 한명 나오지 않는 영화-이런 영화는 유감스럽게도 만화영화 부문에서조차 흥행이 잘 되지않는다.『드래건볼』『란마』등 인기만화에는 예외없이 액션.섹스등성인용 조미료가 기술적으로 첨가돼 있다.그런 만화들에 중독된 어린이들은 삶의 진실을 가르쳐주는 동화풍 소품에는 눈길을 돌리기 어렵다.
최근 출시된 『레오리오니의 동물우화 5편』은 그같은 만화시장의 상식에서 보면 흥행실패가 빤히 예상되는 작품.「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비디오」란 선전문구가 말해주듯이 5가지 우화에는 보는 이 각자의 의식과 감정 수준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스펙트럼이 깔려있다.
여름철 먹을거리 찾기에 정신없는 친구들과 달리 햇빛과 빛깔을모았다가 겨울에 추위에 떠는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는 들쥐 「잠잠이」이야기,나면서부터 서서 걸어다니는 바람에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지만 그 덕에 더 큰 세상을 보게되는 새끼 악어 「코넬리우스」이야기,친구들을 모아 큰 물고기 모양으로 헤엄쳐 다니며 적의 공격을 피하는 새끼물고기 「으뜸 헤엄이」 이야기등.
하나같이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간단한 우화들이지만 그 속에는자아의 소중함과 우정.협동.사랑등 아이들이 간직해야할 소중한 가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화려한 만화적 기교를 일절 피하고어린이들이 직접 그린듯 단순 소박한 원화만 사 용했는데도 두껍고 차분한 이야기 전개 때문에 성인들도 공감할 철학적인 동화가됐다.성베네딕도 수도원 시청각 종교교육연구회 제작.
(02)279-7429.러닝타임 30분.가격 1만8천원.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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