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9일 박희태(얼굴) 한나라당 대표가 여야 당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부터 정쟁 중단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치권이 총력을 다하자는 뜻이었다. 그는 “정치권이 염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국민이) 이제 안심해도 되겠구나란 생각이 들 것이고 이 자체가 경제회복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달러를 사재기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한 발언에서 한발 더 나가기도 했다. “금고와 장롱에 있는 달러를 내놓는 게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애국심을 발휘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달러 모으기 등 국민적 운동을 염두에 둔 건가.
“달러를 내놓아야 한다고 여기지만 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건 국민이 알아서 할 문제다.”
-대표회담 참가 대상 등 구체적인 내용은.
“6당(한나라당·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친박연대)이 될지 5당이 될지 확정하지 못했다. 우리 정당 구조가 복잡하다. 정당이 별개인 듯하다가도 뭉쳐 있고 몇몇 정당은 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각 당을 상대로 의견을 듣겠다.”
7·3 전당대회 직후 그는 화합과 소통을 양대 과제로 꼽았었다. 그는 이날 각각의 과제에 대해 “100일 동안 계파의 대립이나 갈등 때문에 안 된 일이 하나도, 못할 일도 하나도 없다” “민심이 청심(靑心·청와대의 마음)이 되는 길을 많이 뚫어 놓았다”고 자평했다.
박 대표는 16일부터 10·29 재·보선 지원 유세에 들어간다. 기초단체장 2곳을 포함, 모두 14곳 선거구에서 여야 대결이 벌어진다. 역대 집권당의 재·보선 성적표는 썩 신통치 않았다. 그로선 첫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한편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박 대표의 정쟁 중단 제안에 대해 “정부·여당발 정쟁이니 정부·여당이 정쟁거리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고 잘랐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해외 국감 중이다.
고정애 기자
[J-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