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유전자검진 받는게 좋아-美 과학잡지,주요쟁점 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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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1971년 암정복을 앞당기기 위해 미국정부차원에서 마련된 암헌장이 공식 선포된지 올해로 25년.그러나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매년 6백만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고 특히 미국의 암사망률은 오히려 6.3%나 증가했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 (WHO)의분석이다.여전히 난공불락인 암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최근 암헌장 선포 4반세기를 맞아 보도한 암관련 특집기사중 현재 의학계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주제들을 골라 소개한다.
◇암은 왜 증가하나〓의학이 발달함에도 암으로 죽는 사람들이 여전히 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평균수명이 70세를 훨씬 상회할 정도로 평균수명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
암이 세포노화과정에서 생기는 필연적 산물임을 감안할 때 오래살수록 암에 걸릴 확률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유는 환경오염의 증가.환경오염으로 발생되는 대표적 암인 폐암은 미국의 경우 25년전에 비해 남성은 16.5%,여성은 무려 1백36.5%나 늘어났다.
불행이라면 폐암이 조기발견 무용론마저 대두될 정도로 치료가 어려운 악성암이라는 것.
◇암을 예방하려면〓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암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암예방효과를 지니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비타민이 가장 유력시됐으나 8년동안 3만여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립암연구소의 역학조사결과 베타카로틴을 비롯한 비타민의 항암효과는 실제보다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굳이 특정성분을 추출해내 알약의 형태로 복용하기보다 과일이나 채소 자체를 많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암유전자 검진은 과연 필요한가〓암유전자 검진은 더 이상 분자생물학자들의 시험관내에서나 이뤄지는 이론이 아니다.대장암.유방암등 많은 암에서 유전자 사전검진으로 대물림 현상을 차단할 수 있다.
대표적 예가 방광암으로 사망한 휴버트 험프리 전미국부통령.94년 존스홉킨스의대 비뇨기과 시드란스키교수팀이 27년전 채취한그의 소변도말표본에서 암유전자 p53돌연변이를 관찰해낸 것.
당시 그에게 암유전자 검사가 가능했더라면 조기발견으로 생명을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학계의 설명이다.
현재 미국에선 상업적 암유전자검진도 이뤄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서울대병원등 일부 병원에서만 실시되고 있다.
◇폐경여성의 여성호르몬요법은 바람직한가〓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유방암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폐경여성의 호르몬요법은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 예방등 실보다 득이 훨씬 큰 것으로 이미 판정된 상태.
아직도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유방암 연구비 지원에인색하면 낙선한다는 의원들사이의 불문율이 있을 정도로 미국인의유방암 공포가 지대하기 때문.
하지만 호르몬요법을 받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조기검진을 더욱 열심히 하므로 오히려 유방암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일부 유방암 고위험군을 제외한 폐경여성의 호르몬요법은 선택이아닌 필수라는 결론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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