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환율 급등' 불구하고 기준금리 내린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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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25%에서 5.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세계 금융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자 미국, 유럽 등 주요 7개 중앙은행이 협력해 동시에 0.25~0.5%포인트씩 금리인하에 나서자 한국은행도 이에 동참한 것이다.

한은이 지난 8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가 2개월 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인하'로 튼 것은 국내 기업들에게 원화 자금 흐름의 숨통을 틔우고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두바이유가 약 1년 만에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추락한데 이어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유가와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또한 점차 하락해 물가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번 금리인하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폭등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품귀 현상으로 9일 현재 환율이 1500원까지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팔고 금리가 높은 해외로 떠날 가능성이 크다. 달러의 유출이 심화되면서 외화 유동성 부족에 따른 환율 급등도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외환시장이 상당히 비정상적인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원화 가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상당히 불확실하다"며 "원화 가치가 빨리 안정되지 않으면 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치솟게 되면 소비자 물가 상승 속도 역시 빨라진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전월의 5.6%보다 낮아졌으나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상한선 3.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총재는 “4분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현저히 내려가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지 환율이 안정을 찾는다면 내년쯤 물가 오름세는 많이 꺾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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