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철강.가전품등 出血경쟁 불붙어-기업들 在庫와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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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경기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자동차.철강.섬유.전자등 주요업종의 재고가 계속 쌓여 관련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경쟁력이 나빠져 수출이 둔화되고 내수마저 경기침체 바람을 타면서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기업들은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자 울며겨자먹기로 밀어내기와 할인판매등 출혈경쟁에 나서 채산성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자동차=8월말 현재 자동차업계 재고량은 10만여대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이는 적정재고량 1주일분의 3배인 20일치에 해당한다.자동차공장 하치장마다 재고차량이 넘쳐 야적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재고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내수판매가 거의 정체상태인데다 수출증가율마저 둔화됐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업계는 비인기차종을 중심으로 20만~70만원의 가격할인과 장기 무이자할부판매에 나서고 있다.
◇철강=철근재고도 사상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7월말 현재 66만2천으로 작년동기 9만7천에 비해 약 7배 수준이다.철근대리점들의 유통 추정재고량 30만과 8월 이후 증가분등을 감안하면 실제재고는 1백만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철 강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공급능력이 갑자기 늘어난데다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도 위축돼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단시일내 해소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섬유=섬유재고도 심각한 수준.7월말 현재 면사재고량은 2만5천으로 동남아등 후발개발도상국들의 추격에 밀리고 고가품은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일본등에 뒤져 수출이 부진한 게 주요원인. 특히 면방업계의 경우 최근 원면가격.인건비등 제조원가 부담으로 면방업체들의 휴.폐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출마저 나빠 재고가 급증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화섬원사 및 직물 수출경기는 중국수요가 좌우하는데 이 수요가 크게 준 게 재고 급증을 부채질했다.
◇전자=삼성.LG.대우전자등 가전 3사의 경우 재고가 늘자 연말로 예정된 신제품 출하시기를 조절할 움직임이다.이들 업체는재고가 그리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이달부터 일제히 재고감축을 겸한 추석맞이 할인판매에 들어갔다.그러나 판매실적은 그리신통치 못하다는 반응.내수시장의 정체와 경기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기수.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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