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半跏像-반쯤 가부좌한 부처의 모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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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사람이 「앉는」 방식에도 여러가지가 있듯 그것을 뜻하는 한자도 많다.그냥 자연스럽게 앉으면 좌(坐),꿇어앉으면 궤(궤),걸터앉으면 준(준)이다.또 다리를 교차시켜 발등을 올려놓고 앉으면 가부좌(跏趺坐) 또는 결가부좌(結跏趺坐)라고 한다.흔히 「양반다리」라고도 하는데 부처님의 앉은 모습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半跏는 반쯤 가부좌한 자세다.곧 대좌(臺座)에 앉되 왼쪽 다리는 내리고 오른쪽 다리는 왼쪽 무릎에 올려놓은 자세다.여기에다 가볍게 턱을 괴고 깊은 생각(思惟)에 잠겨있다 하여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라고 한다.태자시절의 부 처님이 고뇌했던 모습으로 미륵보살(彌勒菩薩)도 같은 자세로 생각에 잠겼다 하여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라고 한다.
그는 석가모니불의 교화로 먼 훗날 성불(成佛)하리라는 수기(授記)를 받고 도솔천(兜率天)에 올라 현재 천인(天人)을 위해설법(說法)하고 있다고 전해진다.그리하여 그 수(壽)가 4천세가 되었을 때(인간의 56억년에 해당) 비로소 사바(娑婆)세계에 다시 태어나 화림원(華林園)의 용화수(龍華樹)아래서 성불해단 3회의 설법으로 2백72억의 중생(衆生)을 교화한다고 한다.미륵불이 되는 것이다.그동안 도솔천에서 다시 태어날 먼 미래를 생각하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 바로 미륵보살반가사유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이 상이 조성되기 시작했다고한다.북한에서 출토된 삼국시대의 청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반입됐다고 한다.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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