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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풀리지 않는 무장공비 침투 인원수.목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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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아 있는 공비는 몇명이며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이들의 진짜 침투 목적은 무엇일까.군관계자들은 이들의 행적이 아직도 아리송하다며 여전히 의문을 제기한다.특히 침투목적에 대해서는 생포 무장공비인 이광수 역시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 지 못하고 있다고 군당국은 밝히고 있다.
***도대체 몇명인가 합참은 20일 모든 정황을 종합한 결과 강릉 앞바다를 통해 침투한 무장공비가 26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모든 정황」이란 이광수의 진술과 잠수함의 승선인원.주민 신고상황등이 포함된것이라는 합참의 설명이다.
한편 군당국은 침투공비가 25명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이광수의말을 인용,『잠수함 좌초 당시 20명이 탈출했으며 6명 이상은먼저 정찰을 나갔다』고 말했다.이광수의 최종 진술을 바탕으로 하면 최소한 7명의 무장공비가 아직도 숨어 있 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디로 도주했을까 합참은 현재까지의 무장공비 발견지점등을 고려할 때 잠적중인 공비들도 태백산 줄기를 타고 북한으로 귀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동안 무장공비가 발견된 지점은 잠수함 좌초지점에서 볼 때 줄곧 남서쪽 방향이었다.
이들은 18일 새벽 상륙한뒤 먼저 좌초지점 4㎞ 남쪽에 위치한 괘방산을 거쳐 남서쪽 행진을 계속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날 오후4시30분쯤 괘방산 남서쪽 5㎞ 지점에 위치한 청학산 중턱에서 11명의 무장공비가 숨진채 발견됐다.이어 다 음날 오전에는 청학산 남서쪽 6㎞ 지점인 단경골에서 3명이 군경에 사살됐고 오후에는 단경골 북쪽 2㎞ 지점인 칠성산에서 3명이 사살됐다. 또 18일 밤에는 이들중 일부가 강릉시내에서 가까운 월호평동 공군비행장 부근에서 군경과 총격전도 벌였다.따라서 18일새벽 육상으로 탈출한 공비들의 주된 도주로는 일단 사람이 많고경비가 삼엄한 북쪽 강릉 시내와 동해 해안선을 피 해 남쪽으로우회한 것이었지만 다시 대관령 쪽으로 나가 오대산.설악산을 타고 휴전선을 넘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17일 비행장등을 정찰하기 위해 침투한 5명의 도주경로는 아직 감감한 실정이다.이들은 이미 군경의 경계망을 훨씬 벗어나 있을 수 있다.
***잔존 공비들은 문제는 잔존 7명의 무장공비가 특수훈련을받은 베테랑급 이라는 사실.이광수는 잔존 무장공비중 3명 정도가 베테랑 공작원이라고 진술했다.이들은 사살.생포된 19명의 잠수함 승조원과는 달리 놀라운 생존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관계자들은 『김신조등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시간당 산길 10㎞ 정도를 어렵지 않게 이동하는데다 수색망을 좁혀 오더라도 순식간에 비트(땅을 파서 만든 아지트)를 만들어최소한 2~3일을 완벽하게 은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軍 어떻게 대응하나 군당국은 일단 북한 잠수함이 발견된강릉시 해안 부근에서 공비들이 숨겨 놓은 국군 전투복과 M16소총 탄창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들이 아군으로 위장,도주중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또 잔존 공비들이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야간에 만 이동할 것으로 보고 주간에는 이들의 비트를 찾기 위한 탐침작업을 벌이는 한편 야간에는 매복위주의 소탕작전을펴고 있다.이와 함께 이들이 반경 50㎞인 작전지역을 이미 벗어났을것에 대비,기관총을 장착한 헬기를 동원,강릉시 일원은 물론 1,2군 전지역에 대한 항공감시 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진짜 침투 목적 뭘까 군당국은 북한이 이번 작전에 잠수함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찰 이상의 무엇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전형적인 공격무기인 잠수함을 동원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특수목적이 있으리라는 설명이다.정찰조 침투정도를위해 잠수함에 다 고위군관을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군당국이 더욱 긴장하는 것도 이런 때문인데,뒤늦게 「무장간첩」이라는 표현을 극구 부인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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