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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 3명 노벨 물리학상 ‘우주 대칭성 깨질 수 있다’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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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태초의 우주는 물질과 전기적 성질이 반대인 반물질로 이뤄져 균형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반물질은 사라지고 물질만 남아 있다. 대칭이 어느 순간 깨져 버렸기 때문이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소립자 물리학을 연구해 이런 우주의 대칭성이 깨질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일본인 과학자 세 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 한림원 노벨 물리학상 수상위원회는 미국 시카고대 엔리코 페르미연구소의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87·사진左) 박사와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소(KEK)의 고바야시 마코토(小林誠·64·中) 박사, 일본 교토대 유카와 이론물리연구소(YITP)의 마스카와 도시히데 (益川敏英·68·右) 박사를, 우주의 대칭성 깨짐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내놓은 공로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7일 발표했다.

이들의 업적은 우주의 대칭성이 스스로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입증했으며,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실험으로도 증명됐다. 고등과학원 전응진 교수는 “수상자들은 우주가 17개의 소립자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소립자 표준 모형이 완성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17개 입자 중 ‘신의 입자’라는 힉스만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힉스 입자는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 현상에서 대칭이라는 것은 위치나 상태를 바꿔도 그 성질이 불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음’이 ‘양’으로 바뀌고, 거울에 비추면 형상이 반대로 놓이는 상태에서도 성질이 바뀌지 않으면 대칭이 깨진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성질이 바뀌면 대칭이 깨졌다고 한다.

난부 박사는 자연계의 연속적인 ‘대칭 깨짐’을 규명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힉스 입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나머지 두 수상자는 ‘불연속적인 대칭 깨짐’에 대한 이론을 내놨다. 고바야시와 마스카와 박사의 불연속적인 깨짐에 대한 이론은 미국 스탠퍼드대 바바(BaBar)연구소와 일본 쓰쿠바 벨(Belle)연구소의 실험으로 최근 입증됐다.

난부 박사는 일본 도쿄대를, 고바야시 박사와 마스카와 박사는 나고야대를 나왔다. 노벨상 상금 중 절반인 500만 크로네(약 9억원)는 난부 박사에게, 나머지 두 과학자에게는 250만 크로네(약 4억5000만원)씩 돌아간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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