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일대 深夜누비던 폭주족 17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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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짭새(경찰)가 따라오면 요리조리 피하면서 놀려대는 재미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기도 합니다.요즘에는 공부잘하는 범생이(모범생)들도 입시 스트레스를 푼다고 같이 뜁니다(폭주합니다).』 심야에 강남일대를 무법천지로 만들며 질주하다 추격하던 경찰차에흉기까지 던진 10대 폭주족 2개파 1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중 朴모(17.비디오가게종업원.강남구역삼동)군등 2명에 대해서는 폭력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나머지 1 5명은 입건됐다. 이들중에는 대기업 간부.건축사.인쇄업체사장등 강남부유층 자제도 상당수 포함돼 있고 서울 H.S고등학교에 다니며 성적도 반에서 10등 안에 드는 모범생도 5명이나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랜드파등 30여명은 지난 8일 여름이 지나가는 것을 기념한다며 일명 「서머라스트 폭주」를 하던중 그랜드백화점 앞 8차선 도로를 가로막으며 신호를 위반,이를 추격하던 서초서 순찰차에 몽키스패너를 던져 유리를 깨뜨리기도 했다.
H고 申모(16.강남구역삼동)군은 『모이는 장소에 따라 그랜드파.럭키아파트파.뱅뱅파.르네상스파등으로 나뉘어 출발한 뒤 테헤란로를 지나면서 합세,30대 정도가 함께 다닌다』며 『대장격인 「캡」은 앞에서 빨간 경광봉으로 방향을 지휘한 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남구역삼동 영동세브란스병원을 거쳐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네거리.논현동 힐탑호텔 앞등을 지나는 80여㎞ 코스를 오토바이 30여대로 「V자형」편대를 형성,차선을 가로막고 시속80~90㎞로 폭음.괴성을 지르며 질주했다.
이들이 타고다니는 오토바이는 1백만~1백70만원대의 국산 오토바이에 30만~50만원을 들여 경광등.폭음기를 달고 야광페인트를 칠해 불법개조한 것으로 대부분 부모가 사준 것으로 밝혀졌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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