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두되는 교황 조기 사임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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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프랑스 가톨릭 1천5백년을 기념하기위해 오는 19일 프랑스를 방문한다.때맞춰 프랑스 언론들은 건강악화로 인한 교황의 조기사임설을 조명하고 있어 가톨릭 신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유력시사 주간지 렉스프레스 는 올해 76세의 교황이 지난 8월13일 여름별장인 로마 근교 카스텔 그란돌포에서 비밀리에 수술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다음날 있었던 바티칸 미사 집전도 취소하는등 최근들어 건강상태가 부쩍 나빠지고있다고 보도하면서 조기사임설을 내비 쳤다.
지난 78년 2백64번째 교황에 추대된 요한 바오로 2세는 4백50년만에 첫 비(非)이탈리아인 교황이라는 점외에도 세번째1천년(밀레니엄)을 열게 될 교황이라는 점에서 세계 10억 가톨릭 교도들로부터 남다른 사랑을 받아왔다.그러나 3년전부터 지병인 대장종양이 악화된데다 최근에는 파킨슨씨병과 대뇌 질환까지겹쳐 고령인 그가 2000년까지 원만한 직무수행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준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더구나 지난 2월 콘클라베(교황선출회의)가 보다 간 소화된 새로운 교황선출방식을도입한 이후 바티칸이 새 교황 맞을 준비를 이미 끝낸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인상을 주어왔다.
현재 프랑스 언론들에 의해 가장 유력시 되는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계자는 밀라노 대주교인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볼로냐 대주교인 지아코모 비피와 바티칸 국무장관 안겔로 소다노,피오 라기 대주교등 4인이다.모두 이탈리아 출신으로 바 오로 2세에이어 또다시 비이탈리아계가 차기교황이 될지 모른다는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있다.이중 이탈리아 최대교구인 밀라노교구를 이끌고있는 마르티니는 교회의 사회참여에 적극적이며 바티칸내 진보노선을 대표한다.이와 대조적으로 비피대 주교는 낙태와 피임에 철저히 반기를 드는 보수노선을 대변하고 있다.두후보의 양립은 바티칸내 진보와 보수 양진영의 대립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오랫동안 남미에서 활동한 국무장관 소다노는 남미국가들과 각 별히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미가 「제2의 로마」로 불릴 만큼 가톨릭의 주요 지역임을감안할 때 그의 영향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성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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