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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경북 영천서 대격돌

중앙일보

입력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사흘 앞둔 27일 경북 지역의 작은 소도시 영천이 한국 정치의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가 이 지역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출동하고 있는 것.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꼽혀온 이곳은 현재 열린우리당 정동윤(鄭東允)후보가 예상 밖의 우세를 보이며, 열린우리당의 오랜 숙원인 '영남 진출 교두보 확보'가 실현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역은 특히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경북(TK)지역의 중심에 위치해 그 상징성이 더 크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5일장이 열리는 영천을 찾아 장터 유세 대결을 펼치는 등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쳤다.

◇ "영남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라"= 열린우리당은 영천 확보를 위해 선거막판에 불 수 있는 박풍(朴風)을 차단하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윤(鄭東允)후보는 현재 한나라당 후보보다 10% 포인트 이상의 지지율로 앞선다"고 주장하면서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막판 올인 유세로 지역정서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만큼 '박풍(朴風) 잠재우기'에 지도부와 현역의원을 대거 투입했다.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이날 정동윤 후보와 함께 경산시장과 영천시장을 누비는 '장터 유세'를 통해 저인망식 표훑기에 들어갔다.

문 의장은 지원유세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든든한 여당후보가 필요하다"며 정 후보의 지역발전 적임자론을 강조한 뒤 "영천 선거를 통해 지역주의 극복의 불씨가 살리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희장은 특히 ^기업도시 시범지역 조성 ^방위산업 육성정책 거점 구축 ^민군 겸용 기술특화산업단지 육성 ^국방기술 관련 R&D(연구.개발) 기술단지 특화 등 굵직한 지역개발 공약을 제시하며 바닥표심을 공략했다.

문 의장 뿐 아니라, 전당대회 경선이후 활동이 뜸했던 김두관(金斗官) 전 행자부 장관도 가세해 영천 표심을 흔들었다.

열린우리당은 또 5일장이 선 영천시장에서 경북지역 선거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유시민(柳時敏) 의원 주도로 당원들과 친여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영천 장보기 대번개' 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 "영천만은 뺏길 수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27일 '텃밭'인 경북 영천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전날 이번 선거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한 영천을 찾아 당원 집에서 하룻밤을 묵은데 이어 27일 시장과 상가를 잇따라 돌며 '표밭갈이'에 전념했다.

한나라당은 선거운동 기간에 3차례나 이 지역을 찾아 '텃밭 사수' 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박 대표 덕에 정희수(鄭熙秀) 후보의 지지율이 열린우리당 측 후보를 따라잡은 만큼 '막판 뒤집기'를 시도한다는 전력이다. 연일 계속된 공세로 손이 부어오른 박 대표는 이날도 통증을 무릅쓰고 5일장을 맞은 영천 지역의 거리를 누비며 유권자들과 몸을 사리지 않는 '스킨십'을 이어나갔다.

박 대표는 가는 곳마다 "이번 선거가 2007년 대선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제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더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또 "영천을 저의 제2 지역구로 생각하고 이 지역의 예산을 직접 챙기며 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면서 지역민심을 달랬다.

이날 유세에는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을 비롯한 전여옥(田麗玉) 대변인, 유승민(劉承旼) 대표 비서실장, 김문수(金文洙) 이혜훈(李惠薰) 김재원(金在原) 의원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이 대거 합세했다.

디지털 뉴스센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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