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라질 첫 頂上회담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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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는 현대적 조형미로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일행을 맞았다.11일 오전(한국시간 11일 오후) 플라날토(고원평지)의 대통령궁으로 향하는 수행원들은 『한국과 브라질의 대통령끼리 처음 만난다』는 점에 고개를 갸우뚱 했다.
러시아.중국과의 회담도 여러번인데 인구 1억6천만명에 남미대륙의 47.3%를 차지하는 자원대국 브라질과의 정상회담이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이 의외다.
이는 우리정부의 소극적인 남미 접근자세에다 남미 지도국인 브라질의 한국에 대한 평점이 높지않았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브라질은 현재 『정치적 독자성을 유지,제3세계 지도국으로 발언권을 강화하면서 외채문제.경제안정에 불가피한 자본.기술유치를위해 친서방 실리외교를 펴고 있다』(金三勳 브라질대사)는 것.
金대통령과 카르도수 대통령의 회담은 자연스럽게 서로간의 실리적인 협조공간을 찾는데서 시작됐다.金대통령은 지난 3년간 양국의 교역량이 3배이상(30억달러) 증가한 점을 강조했다.
이 기간중 우리의 전자.섬유.자동차가 본격 들어가면서 흑자를기록했고 브라질은 우리의 경제모델에 관심을 가졌다.우리도 인플레억제와 개방에 주력하는 카르도수대통령의 경제안정정책(헤알정책)효과에 주목했다.
이같은 협조분위기를 굳히기 위해 金대통령은 2000년까지 전자.자동차.통신분야와 국영기업 민영화에 30억달러(현재 투자액1억2천만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브라질은 통신.광물.석유분야에서 1백50억~7백억 달러이상의 투자계획을 수 립해 외국기업을 끌어들이려 하고있다.우리측은 이번 정상회담이 브라질이 주도하는 남미공동시장(MERCOSUR)에 쉽게 다가갈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르도수대통령은 단수 비자만 주던 까다로운 자세를 바꿔 우리기업인에게 5년짜리 복수비자를 주기로 했으며 외환은행의 상파울루지점 개설요청을 받아들이는 적극성을 보였다.
정상회담은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을 끌어내고 유엔에서의 활동에도 보조를 맞추는 부수적 이득이 있다는게 우리측의 설명이다.
브라질리아=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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