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내한 공연 미국발레 진수 선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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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러시아 고전발레 레퍼토리를 미국 특유의 자유롭고 풍부한 감성으로 풀어내 새로운 발레의 장을 연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가 한국을 찾는다.
18일부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내한공연은 예술의전당 「미국 3대 발레단 시리즈」의 두번째로 마련된 것.이 시리즈는 러시아와 유럽 발레 소개에 치우쳤던 국내 무용계에 새롭게 부상하는 미국 발레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6월 조프리 발레단의 공연에 이어 이번에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1백20명 전단원이 내한해 『백조의 호수』와 『지젤』등 잘 알려진 두 작품을 전막 공연한다.러시아.유럽과는 다른 미국발레를 볼 수있는 좋은 기회다.
조프리 발레단이 팝가수 프린스의 음악까지 소화하는 대중적 매력이 돋보이는 미국에서 태어난 가장 미국적인 발레단이라면,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는 러시아의 천재적인 공연 기획자 디아길레프 사후(死後) 발레뤼스 그룹이 미국으로 옮겨가 전파 한 러시아 발레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단체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는 러시아 태생으로 전설적 무용수 파블로바의 상대역을 맡기도 했던 미하일 모드킨이 39년 뉴욕에서 창단했다.비슷한 시기에 창단한 뉴욕 시티 발레가 금세기 최고의 안무가로 꼽히는 조지 밸런친의 영향 아래 미국만의 독창성을 만들어나간데 비해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는 러시아 고전발레의 스타위주의 화려한 발레를 추구했다.러시아에서 망명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나탈리아 마카로바,객원으로 무대에 섰던 루돌프 누레예프등 쟁쟁한 무용수들이 모두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를 빛나게 했던스타들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두 단체는 「한두명의 반짝이는 스타 위주」와 「다수가 주역인 팀워크 위주」라는 상반된 특징으로 발전해 나갔다.
특히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80년부터 10년동안 이 발레단의예술감독을 맡으면서 많은 고전 작품들이 새롭게 무대에 올려져 폭넓은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이렇듯 과거에는 예술감독과 주역 무용수 대부분이 러시아 출신이었으나 지금은 미국에서 커온 스타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지난 92년부터 예술감독에 취임한 케빈 메켄지는 물론 이번 공연에 주역을 맡은 프리마 발레리나 줄리 켄트와 아만 다 메케로,수전 제프등이 미국인이다.18일과 19일에 공연되는 『지젤』에는 줄리 켄트와 아만다 메케로가 지젤역을 번갈아 맡으며,20일과 21일 3회에 걸쳐 열리는 『백조의 호수』에서 오데트 공주역은 수전 제프,줄리 켄트,아만다 메케 로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공연시간은 오후7시30분이며 21일은 오후2시 공연이 추가된다.(02)580-1234.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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