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앤드차일드>칼.가위 위험성 놀이과정서 깨우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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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올해 다섯살인 큰 아들 민호는 남자아이라 그런지 돌 무렵부터칼이나 가위.망치같이 위험한 도구들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사실 관심 정도가 아니라 직접 써보겠다고 떼를 쓰고 살짝감춰놓으면 뒤져서라도 찾아내 휘둘러보는 것이었 다.그러다 칼에손을 베기도 하고 가위로 제 옷을 자르기도 하는 걸 보며 뭔가대책을 강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무조건 하지 말라고 말리는것이 오히려 아이의 호기심만 자극하게 되는 것같아 차라리 장난감이 아닌 실제 도구로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야겠다고 결정했다.먼저 가위질을 가르쳤는데 양손으로 가위 손잡이를 쥐게 하고 종이를 대준뒤 자르게했더니 잘라지는 종이를 보며 놀라워하는 한편으로 즐거워했다.차차 손에 힘이 길러지면서 한손으로도 능숙하게 가위질을 하게 됐다.동시에 가윗날에 대한 조심성을 갖게된 것은 물론이다.
칼은 내가 식사준비 할 때마다 아이앞에 오이나 당근.감자등을도마에 올려주고 잘라보게 했다.아이가 조심조심 무서워하며 자른엉망진창의 모양들인 야채로 국도 끓이고 반찬도 만들어주니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쇠망치는 너무 무거워 들지 못하는 것같아 나무망치를 사주었다.나무의자를 놓고 나는 쇠망치로,아이는 나무망치로 두드리며 고치는 흉내도 내고 박자에 맞춰 노래도 불러보았다.아이는 도구에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게됐고 차차 그것들은 위험하 지만 조심해 쓰면 매우 유용한 물건들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사실 위험한 도구로 인한 사고는 아이들이 엄마 몰래 갖고 놀려다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같다.엄마가 함께 놀아주면서 위험성과 사용법을 알려주는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
임정미<경기도군포시산본2동> 임정미 경기도군포시산본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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