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내 요트를 띄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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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제페의 리바-에고호

요트클럽 회원에 가입하거나 공동소유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최고급 요트를 즐길 수 있다.

‘하얀 돛에 바람을 가득 담은 요트가 물살을 가른다.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 연인들은 노을이 깔리기 시작하자 배를 멈추고 준비한 와인을 꺼내 든다.’

더 이상 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서울에서도 요트 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요트 가격은 크기와 종류에 따라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요트를 구입하지 않고서도 즐기는 방법이 있다. 요트클럽 회원에 가입하거나 공동소유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자주 이용할 게 아니라면 비회원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좋다.

한강 잠원지구의 노블리제 요트 소사이어티는 가입비 1600만원(개인 회원 기준)에 연회비 400만원을 내면 대형 요트 채퍼럴350과 라군380을 매달 4번씩 제공한다. 인포라인은 서해 대부도에서 회원제 요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비는 첫해 200만원, 이후부터는 연 100만원이다. 회원 대상 20억원짜리 15인승 크루저급 요트의 사용 요금은 시간당 25만원. 연간 사용일수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휴가철에는 신청자가 몰리기 때문에 일찌감치 예약해야 한다.


인천의 요트 임대업체 펀코스트는 5000만원을 내면 10년간 요트를 공동소유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회원당 연간 100시간까지 요트를 제공한다. 박용호 펀코스트 대표는 “단순한 회원권이 아니라 공동소유에 등기까지 해주기 때문에 요트를 몰고 중국, 동남아를 다녀와도 된다”고 말했다.

요트클럽은 대개 회원제로 운영한다. 하지만 비회원을 위한 저렴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표적인 클럽으로는 서울 상암동 난지지구에 있는 서울700요트클럽, 반포지구의 마리나제페, 그리고 잠원지구에 있는 서울국제요트클럽을 꼽을 수 있다. 이들 클럽을 찾으면 회원이 아니더라도 3만~5만원대에서 요트를 탈 수 있다.

대형 요트를 빌려 지인들과 함께 요트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서울700요트클럽은 12인승 요트 월더니스를 2시간에 30만원, 5시간에는 60만원, 8시간을 타면 100만원에 대여해 준다. 이 요트에 10명이 탄다면 1인당 3만원으로 두 시간 동안 요트를 즐기는 셈이다.

서울국제요트클럽에는 최다 탑승인원이 22명인 요트 라군380이 있다. 시간당 사용 비용은 40만원. 서울국제요트클럽의 김정호 씨는 “동창회 모임부터 외국에서 방문한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회의까지, 요트에서 다양한 행사를 연다”고 전했다.

마리나제페는 주 동력으로 바람이 아닌 엔진을 사용한 파워보트 전문 클럽이다. 이 클럽은 한국 최고 등급의 요트 리바-에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요트 디자이너 마우로 미첼리가 디자인한 전장 68피트의 리바-에고 역시 대여할 수 있다.

마리나제페의 오창민 이사는 “클럽으로 찾아온 고객에 한해 직접 상담을 통해서만 요금 조건을 알려드린다”며 대여료 수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한 시간을 운행하는 데 연료만 약 80만원어치가 든다”고 밝혔다. 오 이사는 마리나제페에는 더 저렴한 가격대의 30피트급 요트와 30대의 제트 스키도 있다고 덧붙였다.

글 조용탁 기자, 사진 중앙포토·서울700요트클럽·마리나제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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