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호기심이 나파밸리에 몬테스의 천사를 불렀다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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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호 12면

1, 2 몬테스사의 프리미엄 와인 ‘폴리’와 ‘퍼플 엔젤’. 특히 폴리 레이블에 그려진 천사는 사랑스럽게도 술에 취한 모습이다. 3 이번에 첫선을 보인 ‘나파엔젤 2006’. 권장 소비자가 9만9000원 4 고급 라인인 ‘나파엔젤 아우렐리오스 실렉션 2006’. 권장 소비자가 16만5000원 5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와인 몬테스의 프리미엄 라인 ‘몬테스 알파 M’

1976년 파리에서 열렸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신대륙 와인의 메카로 떠오른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다. 칠레에서 ‘몬테스’ 와인을 성공시키고, 안데스 산맥을 넘어 아르헨티나에서 ‘카이켄’까지 연이어 선보였던 와인 메이커 아우렐리오 몬테스. 그가 60세의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도전한 곳 역시 나파밸리다. 9월 29일 직접 한국을 방문해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2006년 첫 빈티지 론칭 파티를 열었던 그는 와인빛 넥타이만큼이나 발그레한 얼굴로 소년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왜 새로운 와인 생산지로 미국의 나파밸리를 선택했나?
보르도·토스카나, 그리고 나파밸리는 와인 세계에 있어 대성당과 같은 존엄한 곳이다. 와인 메이커로서 누구나 인정하는 그 나파밸리에 도전해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칠레·아르헨티나·나파밸리 등 지역을 계속 옮겨 다니며 도전하는 이유는 뭔가?
에너지가 넘쳐서다(웃음). 실제로 나와 창업 파트너인 더글러스 머리는 유난히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다. 칠레에서 생산되고 있는 몬테스는 이미 3개나 되는 아이콘 와인(대표 와인)을 가지고 있다(프리미엄 와인 M·폴리·퍼플 엔젤). 물론 앞으로도 새로운 와인으로 포트폴리오와 기록을 풍성하게 키워 나갈 것이다. 그런데 와인 메이커로서 말하자면 내가 사랑하는 포도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이 서로 다른 테루아(토양이 가진 특별한 기질)에서 자랐을 때 각각 어떤 색다른 맛을 전해 줄지 늘 궁금하다. 그래서 안데스 산맥을 넘어 칠레와는 아주 다른 기후와 토양을 가진 아르헨티나를 찾아간 것이다. 결국 카이켄은 몬테스보다 타닌이 강한 와인으로 탄생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자라기에 천혜의 조건을 가진 나파밸리에서라면 어떤 맛의 와인이 만들어질까, 역시 호기심과 의지가 생겼다.

‘나파엔젤’은 어떤 와인인가?
이번에 선보인 와인은 대중적인 ‘나파엔젤’과 고급 와인 ‘아우렐리오스 실렉션’ 두 가지다. 나파엔젤은 카베르네 소비뇽 90%, 시라 10%를 섞은 것으로 입 안에서의 감촉과 목넘김은 부드러우면서도 맛과 향은 붉은 과일 향을 가진 싱싱한 느낌의 와인이다. 아우렐리오스 실렉션은 100%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것으로 견고하면서도 부드러운 타닌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강한 인상을 줄 것이다.

이름뿐 아니라 몬테스 레이블에도 천사 이미지가 많이 사용됐다.
파트너 머리가 아주 심각한 차 사고를 두 번이나 당했다. 하지만 모두 무사했고, 우리는 그 때부터 수호천사가 우리를 지켜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와이너리를 만들며 우리의 사업과 와인도 지켜줄 것을 천사에게 기도했다. 또 다른 이유라면 천사는 세상 모두에게 고르게 사랑받는 존재니까. ‘몬테스 폴리’ 레이블에는 사랑스럽게 ‘술 취한 천사’를 그려 넣기도 했다.

생산지는 달라도 ‘몬테스 스타일’이라는 게 있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지혜로워지는 것 같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 같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지나친 쓴맛·거친맛·신맛을 싫어한다. 몬테스의 와인들은 와인에 꼭 필요한 이 맛들이 어느 것 하나 두드러지지 않도록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다. 과실 맛도 풍부하고. 그래서 처음이라도 마시기가 편하다. 그게 바로 몬테스 스타일이다.

한국 시장에서 몬테스의 인기를 알고 있나?
물론. 한국은 몬테스에 있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나파엔젤 론칭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의 강한 맛의 음식과 잘 맞는 와인을 만들 계획은 없는지?
와인 제조는 자연을 상대하는 과정이다. 인간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나는 신이 주신 자연적 요소들이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생산될 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특정 방향에 맞춰 그 물길을 억지로 끌어 나가고 싶지는 않다.

나파밸리 다음, 당신의 도전 목표는 어디인가?
칠레나 아르헨티나에 비하면 나파밸리 프로젝트는 시작 단계라 할 게 아직 많다. 하지만 무사히 안착하고, 내게 에너지가 또 남아 있다면 아마도 스페인이나 포르투갈로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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