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김윤환 고문 발언 大選구도 새 變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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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 김윤환(金潤煥)고문이 『차기대통령은 영남이 아닌 지역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앞으로 여권의 바다에 몰아칠 차기결정의 파도중 첫 일파(一波)인 것같다.
여권인사들은 논평을 숨기지만 그런 논의의 잠재적 폭발성은 깊게 눈치채고 있다.
그의 발언은 우선 차기대통령의 조건을 파격적으로 제한했다.그는 비(非)영남이라는 지역조건외에 최근 여러차례 5,6공(共)의 중심출신은 곤란하다는 시대적 제한을 걸고 있다.
金고문 언급의 무게는 무엇보다 최근 여권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갖고 부상하고 있는 「비영남 후보론」을 최초로 현재화(顯在化)했다는 데 있다.
민주계의 한 관측통은 『그런 논의가 사석을 떠나 金고문처럼 공식적으로,더나아가 민주계 입에서 나오면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金고문의 발언은 영남출신 주자들에게 예민한 파장을 끼치고 있다.특히 부산출신 최형우(崔炯佑)고문측에게는 상황대처의까다로운 고민을 안기는 것같다.
그러면서도 崔고문의 한 측근은 사석에서 『처음부터 특정지역은안된다고 하는 것은 DJ(김대중씨) 주장과 다를 바 없다』며 『비영남후보론은 오히려 영남을 단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마치 짜기라도 한듯 대구출신 이만섭(李萬燮)고문은 5일 사천(泗川)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존경받는 영남이 민간인이 대통령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영남인이여,단합하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崔고문은 『정치인은 헛된 생각을 버리 고 통합적.
생산적인 정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만 언급했는데 불쾌감이 담겨있는 듯하다.
같은 부산출신 박찬종(朴燦鍾)고문측은 원론적으로 金고문의 주장을 반박하면서도 현실적인 활로도 찾고있다.
한 비서관은 『朴고문은 부산태생이어서 영남에서도 지지가 있고동시에 여러차례 선거에서도 검증된 것처럼 수도권.중부에서도 환영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金고문을 제외한 신한국당의 주자 8명중 영남출신 2명을 빼면6명이다.그들중 이홍구(李洪九)대표.이회창(李會昌).이한동고문과 이수성(李壽成)총리.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는 비영.호남.중부권이다.
이들은 사안의 휘발성때문에 대부분 『다른 이의 의견에 대해 노코멘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회창고문은 사천대회에서 『우리 당은 어느 도,어느 지방이 지배하는 지역당이 아니다』는 표현으로 「전국적인 색깔」을 역설했다.
金고문이 어떤 복선을 깔고 얘기했든 그의 특정지역 배제론은 여권의 차기후보 결정과 나아가 여야의 본선에서 또다시 지역성이큰 변수로 대두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金고문 발언에 대해서는 야당에서도 메아리가 울렸다.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는 우리 당이 주장해온 지역간 정권교체론과 공명(共鳴)관계』라고 환영했다.자민련에서는 경북과 충청출신 사이에 반응이 엇갈렸는데 대구의 박철언(朴 哲彦)부총재는 『후보는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지,특정지역은 된다 안된다하는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충남의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일단 긍정적』이라고 받아들이고 이런 논의가 내각제 추진에기여할 것을 기대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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