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로 100㎞ 달리자 …‘작은 차’들의 큰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폴크스바겐의 빈터콘 회장이 1일 경유 1L로 24㎞를 주행할 수 있는 ‘파사트 베리언트 블루모션Ⅱ’를 선보이고 있다. [파리 AP=연합뉴스]

“우리의 목표는 그린(green)입니다. 앞으로 자동차 경주의 챔피언은 누가 빠른가보다 연비가 얼마나 높고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렸습니다.”

세계 3위, 유럽 1위 규모의 자동차그룹 폴크스바겐을 이끄는 마틴 빈터콘 회장은 1일 ‘2008 파리 모터쇼’ 전야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2일(현지시간) 개막한 프랑스 파리모터쇼는 다양한 공간 활용을 내세운 소형차의 축제였다.

고유가 바람이 거세진 지난해 이후 국제모터쇼마다 연비를 강조한 친환경차를 앞다퉈 강조해 왔다. 연비 개선과 이산화탄소(CO₂) 저감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그래서 클린디젤·하이브리드 같은 다양한 차세대 친환경차가 나왔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손쉬운 대안은 소형차다. 두 대 중 한 대 이상이 소형차인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모터쇼는 ‘소형차의 아름다움과 실내공간의 다양한 가치’를 확인해 준 자리였다.

빈터콘 회장은 이날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1L 연료로 100㎞ 이상 달리고, ㎞당 20g 이하의 CO₂를 배출하는 디젤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i20’

◆작은 것이 아름답다=독일 폴크스바겐은 1L로 24㎞를 달리면서 CO₂가 경차보다도 덜 배출되는(109 g/㎞) ‘파사트 베리언트 블루모션Ⅱ’를 내놨다. 블루 TDI 디젤엔진을 단 이 차는 내년 봄 시판된다. 포드는 1.3L 디젤엔진을 얹은 소형 해치백 ‘카(Ka)’를 처음 공개했다. 카는 포드 유럽법인이 디자인한 도시형 해치백이다.

프랑스 소형차의 대명사인 시트로앵은 내년 2월 유럽에 시판할 소형차 C3 피카소를 전시했다. 일본 도요타는 연초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초소형차 iQ의 양산형 모델을 선보였다. 차체 길이가 3m밖에 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4인용 차로 꼽힌다. 푸조는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프롤로그’를 공개했다. 200마력으로 힘이 좋은 데 비해 CO₂배출량은 ㎞당 109g에 불과하다. 일본 닛산은 도심형 전기차인 ‘누부’를 내놓았다. 태양전지 역할을 하는 전면 유리지붕이 특징이다. 볼보는 C30·S40의 친환경 디젤모델 드라이브(DRIVe)를 선보였다.

도요타 ‘iQ’

◆국산차는 아직 미진=국내 완성차 업체는 총 80여 대의 차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구미·일본 업체와 달리 1, 2년 안에 시장에 내놓을 만한 친환경 소형차(하이브리드·전기차 등)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공장에서 제작한 소형 해치백 i20을 내놨다. 이 차는 유럽 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돼 동급 경쟁모델보다 실내공간이 더 넓다. 기아차는 쏘울·씨드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 연료전지차를 전시했다.

GM대우는 시보레 브랜드로 다섯 차종을 선보였다. 이 중 7인승 미니밴 ‘시보레 올란도’는 이곳에서 처음 공개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미니밴·왜건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다음달 한국에서 시판하는 라세티 후속 모델(J300)도 시보레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전시됐다. 쌍용차는 도시형 중소형 SUV C200 컨셉트카를 전시했다.

파리=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