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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 내전 위기…아자리야 "전쟁도 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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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흑해 연안국가 그루지야가 내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그루지야 내 아자리야 자치공화국이 무장해제를 요구한 중앙정부의 최후통첩을 거부하고 전쟁 불사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아자리야 공화국 수반 아슬란 아바슈제는 3일 "10일 내에 무기를 버리라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요구를 이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아바슈제는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돼온 공화국 내 비상사태를 최대한 강화하는 한편 민병대에게 그루지야와의 국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토록 지시했다.

앞서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아바슈제가 아자리야 공화국과 그루지야를 잇는 교량 3개를 폭파하며 중앙정부에 대한 저항 움직임을 노골화한 데 대해 최후통첩을 발표했었다.

아바슈제는 중앙정부가 아자리야 공화국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에 대해 "아자리야를 무력 공격하기 위한 사전 준비"라고 주장하며 중앙정부군의 침입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지난 2일 교량을 폭파했었다.

아자리야는 지난해 11월 무혈혁명에 이어 올해 1월 집권한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중앙정부에 비판적인 아바슈제를 축출하고 자치공화국을 합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강력 반발해 왔다.

한편 그루지야 국가안전부가 "러시아의 한 퇴역 장성이 아자리야 민병대 훈련을 지도하고 교량폭파 사건을 주도했다"는 주장을 제기, 갈등이 러시아로까지 번지고 있다.

러시아는 친(親) 서방적 성향의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아바슈제를 은근히 지원해 왔다. 리처드 마일스 그루지야 주재 미국 대사는 3일 "아바슈제는 현 단계에서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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