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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피해 현장 경남양산 물금취수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최근 경남양산시물금면 물금취수장.
부산시민 1백만명에게 하루 60만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화명정수장의 원수가 되는 이곳 낙동강물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취수구 상류나 하류쪽 어디에도 본래의 투명한 강물은 찾아볼 수 없고 강가엔 녹조(綠藻)알갱이가 덩어리져 쉴새없이 떠내려오고 있다.
이달초 낙동강하구둑 근처와 서낙동강 녹산수문 부근등 낙동강 하류에서 처음 발생한 녹조는 5일 25㎞ 떨어진 이곳까지 번진뒤 보름이 넘도록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조류(藻類)의 정도를 나타내는 엽록소 농도는 물금취수장 주변낙동강에서 지난 8일 1입방당 3백50㎎을 기록한 이래 1백50~2백㎎을 보였다.녹조발생 후 매일 두차례씩 수질검사를 해온화명정수장 안병관(安炳寬.56)정수계장은 『녹 조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다』며 긴장했다.
이처럼 녹조가 기승을 부리자 화명정수장은 10일부터 취수 직후 투입하는 예비 소독용 염소를 종전 4에서 8으로,응집제는 평소 50에서 75으로,분말활성탄은 5에서 10으로 늘렸다.
이에따라 약품이 투입된 정수장 초입에는 죽은 녹조와 활성탄이뒤엉켜 온통 갈색 거품으로 덮여있다.
전문가들은 『녹조의 원인생물인 남조류(藍藻類)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肝)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갖고 있으며 염소처리 위주의 현행 정수방식은 이 독성을 오히려 확산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수장측은 『남조류엔 독성이 없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맞선다. 부산시 수돗물의 62%를 생산하는 덕산정수장(하루 1백55만5천)의 매리취수장(경남김해시상동면)취수구 주변도 녹조가 심하기는 마찬가지다.엽록소 농도는 지난 8일 낙동강 녹조 발생이후 최고인 6백80㎎까지 올라갔다.
낙동강환경관리청 이영기(李領基.35)수계관리과장은 『92년부터 매년 낙동강 하류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으나 올해처럼 중.상류까지 번져 기승을 부리기는 처음』이라면서 『1천만 영남주민의수돗물의 안정 생산을 위협하는 만큼 종합적인 대 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부산 수돗물에 비상을 건 녹조현상은 상류로 계속 확산,마산.창원뿐 아니라 대구시민의 식수원도 위협하고 있다.
경남함안군 칠서정수장 부근 낙동강에도 녹조가 발생,엽록소 농도가 3백㎎까지 상승하는등 맹위를 떨쳐 정수장측이 염소와 응집제 투입을 늘렸다.
또 대구의 식수원인 매곡.두류정수장 부근 낙동강에도 지난 10일부터 녹조가 발생,물빛이 온통 진한 녹색을 띠고 있다.울산공단에 하루 30여만의 물을 공급하는 울산시울주구삼동면 대암댐은 댐전체가 온통 녹조를 뒤집어 쓴 모습.낙동강물 을 끌어오는이 댐엔 5월 방류구 쪽에서 부분적으로 발생한 녹조가 7월초 댐 수면(70평방㎞)전체로 번진 뒤 한달보름동안 사라질 기미를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임하댐이 8일부터 방류량을 초당 30만에서 60만으로 늘렸으나 녹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부산〓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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