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黨바뀌어야한다>4.보수.진보 뒤섞인 현주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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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의 김용갑(金容甲.밀양)-김문수(金文洙.부천소사)의원,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김근태(金槿泰.도봉갑)부총재는 누가봐도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다.
각자의 삶의 궤적 때문이다.군사정권하의 「원수」들이 한 울타리안에 나란히 앉았고 과거의 「동지」는 적(籍)을 달리한채 싸우고 있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신한국당 김용갑의원은 「소문난 우익」이다.육사17기에다 안기부에서 감찰.기조실장을 지냈다.5~6공때는 청와대 민정수석과 총무처장관을 거쳤다.반면 김문수의원은 「골수 운동권」.민청학련사건으로 서울대에서 제적된뒤 한일도루코노조위원장. 전노협지도위원.민중당노동위원장을 지냈다.80년대 「서노련(勞聯)의 김문수」는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대학생들의 우상이었다.
국민회의의 이종찬.김근태부총재도 비슷하다.
육사출신 李부총재는 안기부총무국장.기조국장을 거쳐 80년 국보위 입법위원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민정당창당의 산파역을 했다.
그뒤 11~14대까지 4선의원을 하며 민정당의 주요당직을 다 거치고 정무장관까지 지냈다.그러다 대통령후보 경선 에서 패배한뒤 결국 김대중(金大中)총재쪽으로 합류했다.육사.안기부.민정당등 골수 여당맨에서 야당 부총재로 변신한 것이다.
반면 金부총재는 대표적 재야인사.민청련의장.전민련집행위원장등화려한 운동경력을 갖고 있다.그는 李부총재가 집권 민정당의 고위당직을 지내던 80년대 전체를 수배와 수형생활로 보냈다.그러다 지금 함께 야당의 부총재직을 맡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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