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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 "단비 같은 운동" 시민도 기업도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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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북 포항에 사는 주부 박정희씨는 'We Start'(위 스타트)운동본부 준비위가 발족됐다는 보도가 나간 지난달 26일 중앙일보 취재팀에 전화를 걸어왔다.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흥분돼 있었다. "We Start 기사를 본 뒤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걸어가는 학생이 있기에 차에 태워줬는데 알고 보니 친척 할머니에게 보내진 아이였다. 이런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We Start는 정말 필요한 운동이다." 그는 "We Start 파이팅입니다"를 몇 번이나 강조했다.

▶ 3일 운동본부 발족식장을 가득 메운 각계 인사들. 경찰악대가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동요 메들리를 연주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본지에'탐사기획-가난에 갇힌 아이들'이 연재된 뒤 시민.사회단체와 독자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시작되는 We Start 운동에 대해 각계각층이 뜨거운 호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를 통해 We Start 운동을 알리고 있다. 나 스스로가 생동감을 느낀다. "(조현희.서울성북교육청) "'가난에 갇힌 아이들'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려오던 와중에 We Start 소식을 접하게 됐다. 내가 더 이상 숨 쉬지 못하는 날까지 매달 후원하고 싶다."(노성수.회사원)

We Start 대열에는 학생도 참여했다. 미국 유학 중인 최윤이(고2)양은 어머니를 통해 "방학 때를 이용해서라도 꼭 동참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고, 경남 외국어고 3학년생 몇 명은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참여토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또 울산 수암초교 윤진섭 교사가 "동료들과 We Start 운동에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e-메일을 보내오는 등 전국 각지 교사들의 참여 문의가 잇따랐다. 학습지 회사인 웅진과 와이즈캠프, 온라인교육 프로그램인 조인스터디를 운영 중인 조인스닷컴은 방과 후 학습 등의 후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전국교직원노동조합.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퇴직교원협의회.학원총연합회 등 교육 관련 단체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기업들의 후원도 줄을 이었다. 비즈턴 M&A의 김승일 대표는 "나도 어렵게 공부했다. 큰 기업은 아니지만 이 운동에 참여해 어린아이들이 나처럼 가난에 찌들지 않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또 중견기업인 VK건설이 "매달 임직원이 성금을 내겠다"고 한 것을 비롯, ㈜인성내추럴.대한주택보증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재정적 지원과 자원봉사 활동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학계는 "모처럼 접하는 단비 같은 사회운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옥승(덕성여대. 유아교육과)교수는 "너무 반갑다. 이 운동이 우리 사회에 '출발점 평등'의 이념을 실현하는 촉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도(성균관대 의대.소아정신과장)교수는 "빈곤아동들의 정신치료를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박옥임(순천대.소비자가족아동학)교수는 "조손(祖孫) 가정과 시집 온 외국인 여성의 자녀문제도 다뤄주기 바란다"는 제안을 해왔다.

이 밖에 신문희(우크라이나 오데사국립음대), 김주숙(한신대 .사회복지학), 최경숙(대진대.식품영양학)교수 등 많은 학계 인사가 참여 방법을 문의해 왔다.

◇특별취재팀=이규연.김기찬.김정하.손민호.백일현.이경용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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