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財權 로열티 말로 주고 되로 받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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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휴대전화기는 지난 1분기에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0%를 차지한 1등 제품이다.

하지만 엄청난 특허료를 외국에 물고 있어 실제 벌어들이는 외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미국의 퀄컴사가 부호분할 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 칩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국내 휴대전화기 제조업체들은 전화기 값의 5%대에 달하는 돈을 특허료로 내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국내 업체들이 퀄컴에 준 특허료는 2조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지적재산에 대한 사용료로 외국에 보낸 돈은 11억563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0.7% 급증했다. 이는 분기별 사상 최대치로 1분기 평균 환율로 계산하면 1조3500억원에 이른다.

지적재산에 대한 사용료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 4억484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그 이후 계속 늘어 2003년 9억5790만달러에 이어 올해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지적재산에는 특허.상표.저작.출판.번역권이나 컴퓨터와 첨단기술.자원개발 용역이 포함된다.

반대로 우리나라가 1분기에 외국에서 벌어들인 지적재산권료 수입은 4억4430만달러로 대외로 나간 지적재산료의 38.4%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적재산권료 수지는 7억12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1분기보다 8.3%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전화처럼 외국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수출품이 늘어날수록 지적재산권료 유출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자.정보기술(IT)이 우리나라 주력 산업으로 등장하면서 관련 지적재산권료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전자제품의 국산 부품 사용률은 여전히 낮다. 휴대전화기의 국산부품 사용률은 56.1%, 캠코더는 61%, 프린터는 65.5%에 머물고 있다. TV는 국산화율이 80%대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디지털TV 생산비중이 커지면서 다시 60%대로 추락했다.

DVD 플레이어 및 레코더는 판매가의 10%가 원천기술을 지닌 일본업체 등에 특허료로 나가고 있다.

홍승일.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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