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사춤아카데미,벽사류 춤 어제.오늘.내일 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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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리춤에 오직 단 하나인 대가 한성준」.38년 한 일간지는예로부터 이 땅에 전래돼온 중부류(中部流)전통춤을 집대성한 벽사류(壁史流)춤의 시조 한성준(1874~1942)을 이렇게 평했다.이 문구를 통해 당시 그가 일제하에서 고 통받던 조선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 무용수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전통춤에서 근대 한국춤으로 넘어오는 과도기에 큰 흔적을 남긴명인 한성준으로부터 손녀딸 한영숙을 거쳐 제자 정재만으로 이어지는 벽사류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벽사류춤의 계승을 위해 지난 80년 설립된 벽사춤아카데미(이사장 정재만)가 21일부터 24일까지 오후7시30분 국립중앙극장 소극장에서 「벽사무용주간」을 여는 것이다.
한국춤은 크게 서울.경기.충청지방을 중심으로 전래되는 중부류와 호남지방에 내려오는 호남류,경상도에 전승되는 영남류로 나눌수 있다.벽사류춤은 한영숙(1920~1989)의 호인 벽사에서이름붙여진 것으로 중부류춤 가운데서도 한성준으 로부터 대물림해온 춤을 말한다.완만하고 끊어질 듯하면서도 이어지는 겹사위가 특징이다.
첫날인 21일에는 7주기를 맞는 한영숙과 한국무용사에 남긴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별다른 재조명 작업이 없었던 한성준을 기리는 「추모의 밤」이 열린다.여기에는 송범과 김진걸.김온경.정승희.정재만등 우리춤의 대가와 중진들이 직접 출연 한다.이날은중요무형문화재 제40호인 『학연화대무』와 『산조춤』『태평무』『달과여인』『김진걸의 산조』가 차례로 이어지며 지난 3월 내림춤판을 벌인 정재만.정용진 부자의 『승무』로 막을 내린다.
22일은 「회고의 밤」으로 한영숙과 정재만이 안무해 지금까지계속 재공연되고 있는 명작무를 감상하는 자리다.『홰』『한량무』등 모두 10편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한영숙 안무의 『마지막 잎』.한성준 역을 정재만이 맡는다.
23일 「새롬의 밤」은 벽사류춤을 계승하는 신진들의 창작무용을 감상하는 자리로 꾸며지며 24일 「계승.발전의 밤」에는 『태평무』와 『훈령무』『학춤』등 전통춤을 군무로 만든 작업을 선보인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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