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금 190조원 주식투자 자유롭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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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부터 각종 정부기금들이 190조원에 이르는 여유자금을 주식과 부동산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획예산처는 3일 기금의 주식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을 4일 입법예고하고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기금관리기본법은 기금의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예산처는 오는 6월 제17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법안이 통과되면 7월 중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금들은 여유자금 190조원의 51%를 채권에 투자했고, 주식투자는 4%에 그쳤다. 공공기금의 주식투자 비율은 미국 최대 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기금의 주식투자비율(68%)보다 훨씬 낮고, 태국(32.8%)이나 대만(23%).일본(17%)의 기금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보다 낮은 수준이다.

예산처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금지하는 조항을 삭제하면 기금들이 자금의 성격이나 여유자금의 규모에 맞춰 다양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기금의 주식투자가 확대되면 기금이 국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국내 증시의 주가상승 이익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독식하는 외국인 편중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덕 예산처 기금정책심의관은 "2001년부터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채권수익률이 낮아지고 주식수익률은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어 주식을 포함한 다양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금의 적정수익률 확보와 국내 증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기금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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