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는 CPU' 日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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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반도체 에너지연구소(SEL)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플라스틱 기판의 CPU(중앙처리장치). [SEL 제공]

일본 가나가와(神奈)현의 반도체에너지연구소(SEL)가 필름처럼 얇아 휘어지거나 굽힐 수 있는 초박막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얇은 막 상태의 CPU를 플라스틱 기판에 붙이는데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있는 성과라고 전했다.

새로 개발한 CPU는 가로.세로 약 2㎝, 두께는 2~3㎛(100만분의 1m)의 초박막으로 이뤄져 있다. 성냥갑보다 작은 플라스틱막 위에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미세한 트랜지스터 2만개가 알루미늄 배선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통상 CPU제조에 고온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판으로 열에 약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실리콘이나 유리기판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SEL 측이 이번에 한번 유리 위에 만든 CPU를 벗겨 플라스틱에 붙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소 측은 "이 CPU는 가볍고 얇기 때문에 안경에 붙여 전자메일을 읽거나 옷에 부착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등의 획기적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어디에서나 함께하는(유비 쿼터스)' 컴퓨터가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현재 개발한 CPU의 처리속도는 13만㎐급으로 10년 전 CPU와 같은 수준이지만 성능을 수배 정도 향상시켜 2007년에는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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