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한총련 利敵.暴力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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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국통일을 위해서는 외세를 등에 업은 반통일세력을 타도하고북.남의 모든 정당과 사회단체등이 민족적 통일전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단 자본가.보수정당인이나 반동적 통치기관에 종사하던사람일지라도 자주적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이라면 통일전선에 합류시킬 수 있다.』 남파간첩이 북한 사회안전부로부터 받은 교시내용 같은 이 문건은 한총련(의장 鄭明基전남대학생회장)이 범청학련사무국으로부터 팩스로 받아 핵심조직원들에게 배포한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한영수 명의의 유인물이다.이처럼 한총련 수뇌부의 친북(親北)성향은 갈수록 노골적이고 과격한 성향을 띤다는 게 공안당국의 분석이다.
대검 공안부(崔炳國검사장)에 따르면 93년1월부터 지금까지 한총련은 팩스를 통해 북한과 88차례나 교신하며 공동보조를 취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에는 북한 원산농대와 전남대농대의 자매결연등 대학간의 초청.자매결연사업을 비롯해 전남대.일본조선대.김책공대가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와 북.미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공동투쟁을 벌이자는반정부 투쟁계획까지 포함돼 있다.
또 한총련이 94년7월 각 대학 총학생회에 긴급 배포한 「김일성주석의 서거와 관련한 선전지침서」에는 ▶김일성주석의 항일무장투쟁.조국해방전쟁.핵문제를 둘러싼 위대한 업적을 홍보하고▶지도자 김정일에 대한 부정적 이데올로기를 깨 나가자 는 주장이 나오는등 이미 순수한 통일운동을 벗어났다는게 검찰의 분석이다.
저항정신을 노래해 많은 히트곡까지 냈던 운동권의 문화운동도 정서적 호소보다는 생경한 북한주장을 그대로 담는등 완전히 변질된상태라는 것.
경기남부총련의 노래단 「천리마」가 지난해 5월 제작한 음반중「반미출정가 3」의 가사를 보면 『이 강산에 원수 미제 불지르면 서릿발 철창을 안고 결전장에 달려 나가리』등 듣기에도 섬뜩한 북한말투 일색이다.
한총련이 주도하는 시위도 급진화하고 있는 이념만큼이나 폭력.
과격화로 치닫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한총련은 산하에 오월대(전남대).녹두대(조선대).의혈대(중앙대).강철대(한신대)등 전투행동대까지 조직해 폭력시위 현장에서 막강한 전투력 을 과시하고있다. 특히 남총련은 21개대 8백여명의 행동대를 거느리고 있으며 일부 유인물에 자신들을 「빨치산의 후예」라고 표현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이들 행동대는 ▶93년11월 광주아메리칸센터 기습,경찰차량 방화▶94년6월 광주송정역 열차 강제정차및 홍익대에서 경찰 54명 납치.폭행▶올 6월 경북대에서 대구 북부서 교통순찰차및 권총 탈취등 수백여차례의 폭력시위를 주도해 왔다.
한편 검찰은 한총련이 수억원의 예산이 드는 대규모집회를 감행하고 올해도 유세홍.도종화씨를 밀입북시키는등 만만찮은 자금을 집행해 자금원과 배후세력을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공안관계자는 『80년대 후반 주사파가 학생운동의 주도권을 쥔뒤부터 단파라디오를 통해 한민전 「구국의 소리」를 청취하고 북한주장을 그대로 따르는 경향이 노골화하고 있다』며 『점차 급진성향을 띠는 한총련의 행태는 다수의 학생들로 부터 고립되면서 테러집단으로 변질한 일본 학생운동권 지도부의 전철을밟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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