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에 들어간 한국 남자배구가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한국은 26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남자배구대회 결승전에서 이란에 2-3으로 역전패,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결승전 상대 이란을 3-1로 잡는 등 전승가도를 달렸으나 마지막 문턱에서 주저앉는 바람에 초대 챔피언의 영광을 놓쳤다. 한국은 물론 이란·일본·중국·호주 등 참가국 대부분이 이번 대회에 세대교체 멤버로 출전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을 향한 전초전이었던 셈이다.
◆선결과제는 수비=한국은 결승전에서 첫 세트를 25-13, 12점 차로 따냈다. 결승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점수였다. 하지만 한국은 2세트를 15-25, 10점 차로 내줬다. 두 세트의 차이점은 이긴 팀과 진 팀이 다르다는 것. 반면 공통점은 이긴 팀은 한결같이 강서브로 상대를 농락했고 진 팀은 모두 서브리시브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첫 세트 한국은 속공 5개 등 각종 세트플레이로 이란을 공략했다. 세트플레이의 선제조건은 역시 좋은 서브리시브. 2m대 선수가 6명이나 포진한 이란도 세트플레이는 막지 못했다. 이란 블로커는 1세트 김요한의 후위공격 하나를 가로막았을 뿐이다. 반대로 어이없이 무너진 2세트엔 한국 서브리시브가 난조를 보였다. 신치용 한국 감독은 2세트 중반 서브리시브가 약한 김요한을 빼고 장광균을 투입했다. 이번에는 공격과 높이에 문제가 생겼다. 한국의 공격은 상대에게 읽혔고 주포 박철우·문성민의 공격은 다섯 차례나 이란 블로커에게 막혔다. 한국이 따낸 4세트와 내준 5세트도 1, 2세트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공격수에게도 서브리시브 등 수비능력이 얼마나 중요성한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