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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복고풍 주목-올 가을 어떤옷 유행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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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후끈한 열기는 채 가시지 않았지만 여름의 마무리와 함께 가을을 맞이할 몸과 마음의 채비를 시작하는 요음.소매없는 원피스와짧은 반바지를 서랍 깊숙이 개켜넣으며 여성들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되는 것은 『올 가을엔 어떤 옷들이 유행할까 』하는 것.
이미 의류 매장마다 빼곡이 들어선 가을옷들에서 드러난 몇가지흐름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건 복고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가늘고 긴(long & slim)」 스타일이다.남성복풍의 날씬한 바지 정장,단순한 선의 긴 원피스,앞과 옆에 트임을 준 발목길이 스커트,몸에 딱붙게 떨어지는 긴 코트등이 대표적인 아이템.요란한 장식없이도 가을이란 계절에 걸맞은 깔끔하고 세련된미를 표현하기에 이상적인 차림새다.
여기에 군복과 각종 유니폼의 이미지를 차용한 디자인이 가미돼올가을을 주도하는 또하나의 유행경향이 될 듯하다.절도있는 아름다움,적당한 구속내에서의 자유로움을 표방하는 군복.유니폼패션의범람은 이미 지난 봄 세계 유명디자이너들이 펼 쳐보인 파리.밀라노컬렉션 무대에서도 예견됐던 유행.국내 의류브랜드들이 내놓은옷들엔 각진 어깨선에 견장,금속단추,굵은 벨트등을 이용한 것에서부터 카키색과 빛바랜 오렌지색,얼룩덜룩한 군복무늬 옷감을 쓴것까지 다양한 변형 스타일이 선 보이고 있다.
한편 이와는 달리 50년대 오트 쿠튀르(고급맞춤복)를 연상시키는 허리는 조이고 치마폭은 풍성하게 부풀린 고전적인 치마정장,터틀넥 스웨터나 가디건등 활동적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의 갖가지니트류등 전형적인 여성미를 강조하는 스타일도 유 행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나산패션연구소 김은경주임은 『세기말을 앞두고 대조적인 유행경향들이 혼재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다양한 복고풍 스타일의 실험을 거쳐 새로운 세기의 대안을 찾아보려는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전반적으로 옷들의 실루엣은 고전적이지만 대신 과감한 소재와색상.프린트의 선택으로 현대의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올가을엔 그 어느때보다 모직물등 기존의 섬유에 비닐.고무를 덧입힌코팅소재가 많이 등장했고 반짝이는 느낌의 이중광 택 소재도 여전히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전한다.
또 『컴퓨터 그래픽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문양의 갖가지 프린트가 강세를 보이는 한편 흔히 가을색이라고 여겨지지 않던 튀는 색들이 액센트컬러로 각광받는다』는게 ㈜신원 베스띠벨리 기획팀장 박경원씨의 전망.예컨대 갈색에 보라색,겨자색 에 초록색등자칫 촌스럽게 보일 수 있는 다양한 색상의 조화가 시도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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