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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전 GE 회장 "투자은행이 금융살인사건의 주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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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저주받을 투자은행(IB)이 ‘금융 살인사건’의 주범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회장 겸 CEO를 역임한 잭 웰치(사진)가 이번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IB를 지목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세계 비즈니스 포럼’ 강연에서다.

웰치는 이번 위기를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의 추리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 비유했다.

열차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결국 차장을 포함해 열차에 탔던 13명이 모두 공동 범인으로 밝혀진다는 게 기본 줄거리다. 영화처럼 금융위기에도 모기지 대부업자·감독당국·IB 등 시장 참가자 모두에 공동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을 통해 돈을 빌리는 비용이 너무 낮아 사람들이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한 명의 주연을 꼽으라면 단연 IB라는 게 웰치의 주장이다. 그는 “IB들은 다른 사람들의 돈으로 제멋대로 놀았지만, 일이 잘못되자 내놓은 대가는 자신의 보너스 삭감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웰치는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침체의 나락’에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1분기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을 지지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까지도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던 웰치가 이제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연설이 끝난 뒤 웰치는 이번 금융 위기가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꿔놓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5인치(12.7㎝) 벌려 보이더니 “요만큼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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