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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없는 동네 광양제철남초등학교 박보영 교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학교와 인근 주택가 일대에 사설학원이 단 한곳도 없는 전남동광양시금호동 광양제철남초등학교.이 별난(?)학교의 박보영(朴輔永.50.사진)교감은 나날이 심각해지는 「국민적 학원중독증」을걱정스러워한다.
『무작정 학원에 가서 테크닉을 배우게 하면 오히려 자녀의 소질이 개발되는 것을 막기 십상입니다.마구잡이식 학원교육이 창의성과 개성을 꽃피우는데 바람직한지부터 생각해야지요.』 이 학교가 학원교육을 학교로 끌어들인 비결은 유난히 다양한 방과후 특기교육 프로그램.전교생이 매주 세차례씩 방과후 학교에 남아 컴퓨터.미술.영어회화.가야금.거문고.붓글씨.무용.바이올린.합창.
수학.토론등 30여개의 특기교육반에서 취 미와 특기를 살린다.
이 학교 교사들이 직접 지도하는 대부분의 특기반은 무료.외부강사가 지도하는 무용반과 바이올린반에 참가하는 어린이들만 사설학원 수강료의 반도 안되는 월 2만원씩 낸다.
『자칫 사설학원으로 쏠릴수 있는 발길을 학교로 돌리게 하는데는 1학년부터 정식교과목으로 돼있는 영어회화.컴퓨터.한자 교육도 큰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4학년이상 어린이는 모두 보이스카우트.걸스카우트.해양소년단.우주소년단등에 가입해 서 활발한 단체활동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기르도록 하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지요.』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원하는 거의 모든 교육이 학교안에서 이뤄진다는 얘기다.『충분한 재원과 시설만으로는 이런 전인교육이 불가능합니다.수업이외의 부담이나 방학중 특기수업까지 기꺼이 감당하는 교사의 열의 덕분에 어린이들이 학원으로 내몰 리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겁니다.』 朴교감은 재정이 넉넉지 않은일반 초등학교에서도 수강료를 실비로 받고 자원봉사자등을 교사로활용하면 충분히 특기교육을 시킬수 있다고 말했다.또 朴교감은 특기교육의 목적에 대해 『단순히 부모의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예능실력보다는 어린이의 인성을 먼저 생각하는 교육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학원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고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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