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학원교육 不法.편법현장-대학생강사의 충격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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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다음은 서울 강남지역의 한 입시학원에서 1년동안 아르바이트 강사로 일하고 있는 K대생 L(23)씨가 익명으로 털어놓은 일부 학원 내부의 실상이다.
『학원 세계는 정말 요지경이다.대학생이 강사가 될 수 없다는것조차 학원 강사가 된 후에야 알았다.처음에는 걱정이 됐지만 아무도 졸업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았고,나같은 강사가 많은 것을 알고는 안심이 됐다.경험이 풍부한 어떤 대학생 강사는 「학원측이 요구하면 다른 사람의 졸업장을 갖다주면 그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교육청 감사도 눈가리고 아웅인 것 같다.학원측이 감사날짜를 미리 알고 「나오지 말라」고 미리 알려주면 그날은 공친다. 그나마 대학생 강사는 사실 하루살이 목숨에 불과한 경우가많다.싸구려 강사가 오면 이유도 모른 채 해고되기도 한다.
학원들의 학생유치 경쟁은 사실상 전쟁이나 다름없다.주택가 소규모 보습학원일수록 주위의 평판에 민감해 우등생은 무료 등록시켜주고 다른 학생을 유치해오는 학생에게는 상품권을 주거나 학원비를 할인해준다.
서울 강남지역 일부 학원들은 「임대료가 비싸 과목당 5만~6만원인 수강료로는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며 아예 노골적으로 과목당 10만원 이상 받는다.대외적으로는 5만원만 받는 것처럼 영수증을 발급하고 뒤로 웃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영세 보습학원들은 수능 과목을 모두 가르치는 사실상의 고액 과외를 하기도 한다.
일부 학원 강사들은 또 독자적으로 하거나 학원과 손잡고 고액과외에도 나선다.학원을 통해 학생을 모집,월 1백만~2백만원씩받고 1대1이나 소수 정예식으로 수능 과목을 6개월~1년간 가르치는 것이다.학원은 이 과정에서 학생을 알선 하고 수수료를 받기도 하며,강사들은 학원의 변칙 운영을 묵인하는등 자연스럽게「악어와 악어새」의 관계가 만들어진다.
월 1천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보습학원을 운영할 수 있고,운영이 잘 되는 경우 월 5천만원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학원 자체가 투자 대상으로도 등장했다.그러다 보니 실력있는 강사진을 몰고 다니며 학원을 설립,학원의 주가를 올린 뒤 비싸게팔아넘기는 전문 조직까지 생겨났고,피해자도 많다고 들었다.
일부 학부모들의 「학원중독증」도 심각한 것 같다.방과후에도 학생들을 어딘가에 묶어놓으려는 일부 학부모들의 잘못된 교육자세와 더 많은 수익을 추구하는 학원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각종 파행이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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