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많은 한국인 中범죄조직에 봉-빈발하는 여행객 사고.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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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달 30일 중국 옌볜(延邊)에서 발생한 소설가 김영(金榮.필명 김하기)씨 실종사건의 경위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의 신변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金씨가 자진월북 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북한요원에 의한 납북이나 금품을 노린 중국불량배들에 의한 납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92년 한.중 수교 이후 관광.사업.유학.포교등 갖가지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급격히 늘면서 이들과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그동안 옌볜을 포함한 동북 3성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던 사건.사고가 최근들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 유형도 갈수록 흉포(凶暴)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외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외무부는 지난 한햇동안 주중 한국대사관에 신고된 사건.사고만도 피살.실종.마약거래.강도.강간.사기.도난등 모두 2백여건에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수는 93년 19만명에서 94년 34만명으로 79.2%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53만여명으로 전년비 55.6% 증가하는등 매년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40%가 많은 7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인 관련 사건.사고가 빈발하자 중국측도 경계를 강화하고있다.한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7,8월중 옌볜지역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관련 사건.사고 가운데 한국인이 관련된 경우가 절반을 넘어 이 기간중에는 「한국인을 위한 특별근무」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음식점이나 가라오케등 유흥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인 조직폭력단이나 불량배들이 주경계대상으로 이들은 「돈많은」한국인을 타깃으로 노리고 있다.
신변안전과 관련,정부가 특히 신경쓰고 있는 부류는 약 1천명정도로 추산되는 각 종교단체 선교요원들이다.이들은 중국당국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워낙 폭넓게 활동하고 있어 언제 어떤 사건의주인공이 될지 불안하다고 정부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한.중간 외교현안으로 남아있는 안승운(安承運)목사 납치사건이대표적 사례.
『옌볜지역에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국땅의 일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으나 옌볜은 어디까지나 중국땅이며 특히남한보다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외무부 관계자의 지적이다 .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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