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성장동력] 녹색 경영시대 … 화두는 저CO₂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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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3월 SK에너지 기술원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시연하고 있다. 조수석에는 한국을 방문한 제프빙거먼 미 상원의원이 앉아 있다. 작은 사진은 이 자동차의 하이브리드 배터리 엔진.

 SK그룹은 중장기적으로 ‘녹색 기술’과 ‘글로벌 경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대규모의 설비투자와 인재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투자 목표는 8조원, 신규 채용 목표는 연초 계획보다 1000명 늘어난 3000명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다음달 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최고경영진 세미나를 열어 글로벌 사업 실적을 점검하고 녹색기술과 글로벌 경영에 관한 향후 10년의 경영 화두를 밝힐 계획이다.

◆녹색 기술의 ‘저이산화탄소 경영체제’=SK는 그룹 산하에 환경위원회를 출범시키고, 2010년까지 ‘저이산화탄소 녹색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실장(부사장)은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가 환경오염을 동반한 ‘이산화탄소형 구조’에서 친환경 기반의 ‘저이산화탄소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에너지·SK텔레콤·SK네트웍스 등의 친환경 사업 책임자들이 참여하는 환경위원회는 녹색경영의 첫 단추에 해당한다. 계열사별로 진행해 온 다양한 환경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총괄해 시너지를 취하자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그룹 및 계열사별로 그린경영의 기본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종업원·고객·협력사까지 동참하는 ‘저탄소 경영체제’를 구축한다. SK에너지는 특히 그룹의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이끈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전지(리튬 폴리머 배터리) 개발과 수소 충전소 운영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하이브리드 전지는 연말까지 시험 제품 생산라인을 구해 2010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수소 스테이션 국산화 기술개발’ 국책 과제를 주관할 곳으로 연내 수소스테이션 시설을 세운다. 친환경 사업으로는 휘발유와 등유·경유에 함유된 황의 함량을 낮추는 ‘그린에너지 프로젝트’, 중국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참여한 자동차 매연저감장치 시범사업 등이 있다.

◆에너지·인프라 기반의 해외 사업=SK는 올해 자원 개발 투자를 지난해(4900억원)보다 2배 넘게 늘린 1조원 이상으로 잡았다. 또 영국·브라질·리비아·페루 등 17개국 32개 광구에서 확보한 5억1000만 배럴의 원유 지분 보유량을, 2015년까지 8조5000억원을 들여 10억 배럴(국내 500일 소비 분량)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해외사업 총괄법인(SKEI)을 신설했다. 또 싱가포르 주롱섬에 대규모 석유 물류기지 지분 15%를 확보해 석유제품 530만 배럴을 저장하는 탱크와 입출하 설비 부두를 운영하고 있다. SK에너지의 이만우 상무는 “2004년까지 20년동안 확보한 원유가 3억 배럴이었다. 2005년 해외 자원개발 전략을 강화한 뒤 3년 만에 확보 원유가 2억 배럴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정보기술(IT) 사업의 해외 진출도 가속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3세대 중국형 휴대전화(TD-SCDMA)’의 상용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과는 별개로 중국 정부가 선전시에 5년 동안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고기술 창신 국가 프로젝트)에 민간 기업으로 단독 참여하는 것. 이항수 상무는 “최근 서울에서 최 회장과 김신배 사장이 장핑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 쉬중헝 선전시장과 함께 고기술 창신 국가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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