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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썰렁한 나진.선봉 투자설명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29일 오전10시40분 홍콩 콘라드호텔 그랜드볼룸.
나진(羅津).선봉(先鋒) 투자설명회를 위해 도쿄(東京)에 이어 홍콩을 방문한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 김정우(金正宇)위원장은 낙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1백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됐던 참석자는 북한 대표단 7명을 포함해 40명을 넘지 못했다.그나마 참석자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었고 홍콩 기업인은 북한 진출에 유일하게 적극적인 페레그린사 관계자등 3~4명에 불과했다.
때문에 설명회는 영어를 제쳐놓고 아예 한국말로 진행됐다.
북한측은 설명회를 앞두고 「북한 고위급의 첫 홍콩 설명회」「세계 각국에 수천장의 초청장 발송」「투자설명회 참석자에게 나진.선봉 방문 초청장 발급」등을 강조하며 손님을 모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런 설명회 참가비가 1천달러(약 80만원)라니,단 한푼에도 민감한 홍콩인들이 쉽게 오겠습니까.』 홍콩에 주재하는 한 한국기업 관계자는 기가 차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도 북한 대표단은 한국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외국기업들이 나진.선봉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왜곡 보도를 말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결국 이날 설명회에 참석자가 적은 것도 한국 언론의 왜곡보도 때문이라는 투였다.
그러나 이제 북한측은 나진.선봉에 적극 투자할 기업은 그래도한국기업밖에 없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해야만 한다.
이날 설명회도 먼저 외국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면 한국기업들은 뒤따라 달려들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외곽 때리기」성격이 강했다고 참석자들은 평가했다.
『우리마저 안 왔으면 오늘 설명회는 무산될뻔 했겠는데.』 북한은 이같은 한국 기업인들의 소곤거림을 크게 들어야 한다.
유상철 홍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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