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고용.年功서열 방식에 한계-일본 기업 경영이 바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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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 기업 사회가 총체적인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이단렌(經團連).닛케이렌(日經連)등 일본의 주요 경제 단체들은 종신고용.연공 서열로 대변되는 이른바 「일본식 경영」은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보다 유연한 경영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최근 촉구하고 나섰다.
기업들도 스스로 변하고 있다.전자.자동차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체 최고 경영자는 과거 엔지니어 출신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들어 판매및 마케팅 전문 국제통들이 속속 등장,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게이단렌은 지난해 다이와(大和)은행의 부정 채권 거래에서 최근 스미토모(住友)상사의 부정 구리매매에 이르기까지 국제적으로잇따르는 사고는 일 기업들이 국제경제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데 따라 나타난 현상들이라 진단하고,기업 풍토와 윤리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닛케이렌도 고용.임금.진급제도 등을 손질,새로운 경영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최근 제안했다. 지난해 도요타자동차와 소니에 이어 최근 도시바에서도 비엔지니어 출신이 사장 자리에 오른 것은 최근 일 기업들의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물론 엔지니어 출신이 전자.자동차등 일본의 간판 기업 사령탑을 맡는 것이 아직 지배적인 분위기지만 관계자들은 최근의바람이 머지않아 이 전통을 깨나갈 것이라 전망한다.
90년대 들어 헤이세이(平成)불황을 겪으면서 성과급제도 도입움직임이 일고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성과급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현재 9.8%에 그치지만 검토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92년 29.7%에서 최근에는 68.2%로 급증했다 .
일본 업계의 이같은 변화는 세계 산업의 중심이 정보통신 등으로 옮겨가면서 전통 일본식 경영방식으로는 미국 기업을 따라잡기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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