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홀브록,지구촌 주름잡는 국제적인 '분쟁 해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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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008」과 홀브룩.요즘 당대를 주름잡는 국제적인 「분쟁 해결사」들이다.
보스니아 전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미국의 리처드 홀브룩 보스니아 특사(55.전미국국무차관보)는 이미 탁월한 중재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중동문제의 해결사로 나선 「008」은 새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신인」이다.
「008」은 독일 총리의 정보담당고문인 베른트 슈미트바우어(57)의 별명.독일 언론들이 그를 007영화의 제임스 본드 후계자 같다며 붙여준 암호명(?)이다.그는 지난 21일 친(親)이란 이슬람 과격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 포로. 유해교환을 막후에서 중재,성사시켰다.이를 계기로 위기감이 커져가던 중동에평화분위기가 다시 살아났으며 슈미트바우어의 역할도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그는 91년 지금의 자리를 맡은뒤 92년 레바논에억류돼 있던 2명의 독일 인질을 석 방시킨데 이어 94년에는 이란에서 스파이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독일인을 구해내는등 이미중동무대의 해결사로 활약해 왔다.
슈미트바우어는 헤즈볼라를 배후조종하는 이란 정보기관과 이스라엘 정부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유일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이 이란.이라크등과의 적대적인 관계로 중동에서의 외교적 중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독일등 유럽 국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 그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홀브룩 특사는 지난해 11월 미 국무부차관보 시절 보스니아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중재의 귀재다.당시 강력하고 적극적인자세와 협상술로 타협이 도저히 안될 것같던 보스니아 내전 세력들의 의견을 조정해내 「클린턴의 키신저」로 불리 고 있다.지난2월 차관보에서 물러났던 그는 최근 또다시 보스니아에 나타났다.전범 재판에 회부된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9월로 예정된 보스니아 총선이 무사히 치러지도록 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현재까지 는 미국의 의도대로 카라지치가 대통령직에서 사임하는등 일단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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