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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작가 9명이 쓴 소설집 "서른살의 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이제는 정말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30세.유년의 꿈과 청춘의 설렘,오만을 깨치며 냉철히 홀로 서고 또 가족을 꾸려야 할30세를 젊은 작가들은 어떻게 형상화하고 있을까.
최근 은희경.김소진.전경린.성석제.양순석.이병천.차현숙.박상우.윤효씨등 신예작가 9명은 서른살을 주제로 한 소설집 『서른살의 강』(문학동네 刊)을 펴냈다.
이병천씨는 「서른,예수의 나이」에서 『예수는 서른에 신의 외아들이라고 선언했다』며 세속이든 비속이든 삶의 또다른 차원의 발견을 타진하고 있다.박상우씨는 「게임의 논리」에서 자신이 반했던 여인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긴 주인공과 주변 인물을 통해 30대는 이제 사랑도 게임의 논리로 접어들어야 할 때임을 드러낸다.김소진씨는 「갈매나무를 찾아서」에서 결혼 2년만에 이혼한한 사내의 정신적 풍경을 통해 사람 사이에서 받은 애증의 상처는 사람과 부대끼는 현실적 삶에서 치유받을 수밖에 없음을 가르쳐준다. 이처럼 남성작가들이 30이란 나이를 현실수용적 의지로형상화하고 있는데 반해 여성작가들은 꿈의 상실과 장래에 대한 깊은 허무감으로 그려내고 있다.
차현숙씨의 「서른의 강」은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30대 여성의 황폐한 정신적 뜨락을 아프게 드러내고 있다.전경린씨의 「새는 언제나 그곳에 있다」는 남편과 아이에 갇힌전업주부의 황폐한 삶을 그리고 있다.여성작가들은 사라진 처녀시절의 꿈과 주체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현실적 삶 사이에 끼여 빼도 박도 못하는 연대로 30대를 그리며 그 탈출구로 여성 자신의 정체성 찾기로 나가고 있어 남성작가들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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