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늘어나는 음주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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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검찰과 경찰이 음주운전 처벌기준과 단속을 강화하고,법원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는데도 음주운전은 줄지 않고 있다.전체교통사고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차지하는 비 율이 지난 90년에만 해도 1.6%이던 것이 지난 해에는 6.2%로 가파른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법적 제재를 통한 음주운전의 억제에는 한계가 있음을 말해준다.지난해 4월에만 해도 검.경은 음주운전의 구속기준을 혈중알콜농도 0.36%에서 0.26%로 강화했지만 이로해서 음주운전이 줄지는 않았다.
음주운전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자가용 소유가 크게 증가하는 것과 비례한다.자가용증가에 따라 음주운전은 자살행위이자 동시에 살인행위이기도 하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초보운전자들이 다량으로 생겨나면서 음주운전사고가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여성음주운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 역시 여성운전자가 늘어나고 있는데서 연유한다.
음주운전이 많은 것은 우리 음주문화와도 연관이 있다.잔을 돌리고,주량에 관계없이 술을 강권하고,2차,3차로 대취해야 만족하는 음주습관과 행태가 음주운전자를 양산(量産)하는 한 원인이된다.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운전할 것을 알면서도 술을 강권하고또 운전을 방치한 사람도 형사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도로교통법안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음주운전을 줄이는 궁극적인 열쇠는 결국 각자의 마음가짐과 습관에 있다.술을 입에 댔다하면 운전은 안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그것을 생활습관화해야 한다.「이 정도는 괜찮겠지」「나는술이 세니까」등의 자만과 방심이 바로 자살이나 살인을 부르는 안내자다.특히 운전 초보단계에서 음주하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해야 한다.음주운전도 일종의 습관이어서 해본사람이 계속하게 되고 그러다가 큰 사고를 내고 만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음주운전자를 담대한 자가 아니라 정신병자쯤으로 취급하는 사회분위기가 돼야 음주운전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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