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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놀이로 총체적 언어교육-정태선씨 이색지도法 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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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글쓰기는 「총체적 언어교육」의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쓰기 파피루스』(미래미디어刊)의 저자 정태선(鄭泰璿.41.여.서울광진구광나루현대아파트)씨.이웃에 사는 초등학교 어린이 4명을 모아 가르치는 「글놀이」시간은 매우 특 이하다.어린이들은 鄭씨가 하는대로 상추를 한장 깔고 삶은 달걀을 반으로 잘라 토끼 얼굴과 귀를 만든다.올리브절임을 동그랗게 잘라 두눈을 만든 다음 오이를 가늘게 잘라 수염처럼 붙이자 금세 그럴싸한 토끼샐러드가 됐다.
『자,지금까지 샐러드를 만든 방법을 종이에 써보자.그걸 엄마한테 보여드리고 토끼샐러드를 만들어달라고 해봐.너희가 정확하고알기 쉽게 써야 엄마도 이런 샐러드를 만드실테니까.』 샐러드를만드는 동안 재료는 어떤 모양과 크기로 잘랐는지,접시에 담는 방법은 어떤지등을 각자 말로 표현해 보도록 유도한 만큼 어린이들은 글을 쓰다가도 간간이 멈추면서 좀 더 확실하게 뜻을 전달하려는듯 완성된 샐러드접시를 찬찬히 들 여다본다.
『어린이들에게 글의 형식과 종류라든가 쓰는 요령을 가르쳐서는살아 숨쉬는 글,사고력.창의력.표현력을 키워 자신있는 인격체로자라게 하는 글이 나오지 않습니다.』 鄭씨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가 총체적으로 어우러지도록 해 어린이들의 자기표현 욕구가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러면서 최근 대학입시에서 논술이 중요시되면서 전체적으로 논리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글쓰기교육 의 흐름을 걱정한다.「논술」이라는 또하나의 글쓰기 요령을 가르쳐서는 논술고사의 원래 목적도 결코 이룰수 없다는 것이다.
서강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8년동안 미국의 여러 대학과대학원에서 글쓰기교육 관련 강좌와 세미나에 참석해온 鄭씨가 최근 두권으로 펴낸 『글쓰기 파피루스』는 총체적 언어활동을 위한체험적 글쓰기 지도법.여러 대학의 평생교육원 강사로 활동중인 鄭씨의 이색적 글쓰기 지도법이 어린이들의 「백지 공포감」을 없애주고 솔직하며 개성있는 글을 쓰게 하는데 효과 만점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앞다퉈 찾아온 어린이들을 지도하면서 5년동안 가다듬은 방법들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농부와 아들」등 잘 알려진 우화들을 다른 내용으로 바꿔쓰기,일기.신문기사.극본등의 형태로 고쳐보기,주제에 맞춰 뒷이야기 쓰기,만화.광고문.생일초대장 꾸미기….
鄭씨는 『글쓰기를 국어수업의 일부분쯤으로 여기기 십상이지만 특히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경우 통합교육차원에서 다각도로 접근하는 것이 한결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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