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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무늬 수트 멋지게 소화하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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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생각해보니 체크 패턴의 옷을 입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재일동포 방문단으로 고향을 찾은 ‘교포 할아버지’가 선물한 ‘당꼬 바지’가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성장한 대한민국 남자의 사적인 복식사가 남다를 리 있을까. 중고등학교와 대학, 군대를 거치면서 남보다 조금이라도 튀는 옷을 입으면 요즘 말로 ‘악플의 타깃’이 되는 운명 앞에서 체크라는 튀는 아이템을 선택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테니까. 제복의 터널에서 삐져나온 걸, 전 세대보다는 행복한 세대라며 위안거리로 삼기도 했지만, 그래봤자 선택은 1년 365일을 교련복으로 때우는 것이었다.

그런 체크가 눈에 들어온 건 최근의 일이다. 어느 수트 브랜드의 체크 패턴 더블 브레스티드를 본 뒤의 일인데, 그야말로 홀딱 반해버렸다. 얼마 전 뉴욕 컬렉션 출장 중에는 체크 패턴 수트는 고사하고 액세서리라도 하나 챙기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다녔을 정도니까. 결과는, 흠흠이다.

뜬금없이 체크 패턴 운운한다고 의아해할 독자를 위해 허술한 전제를 하나 앞세우자면, 바야흐로 가을 아닌가. 물론 가을이라고 해서 무작정 체크 패턴에 도전하란 얘기는 아니다. 헤비급의 스피드로 플라이급을 잡을 수도, 미니멈급의 펀치력으로 미들급을 제압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체크는 패턴 자체가 시선을 끌기 때문에 조금만 과하게 매치해도 소화불량의 느낌을 안겨주기 십상이다. 정교한 패턴만큼이나 섬세하게 신경 써야 하는 건 그 때문이다.

체크 패턴 수트를 입을 때는 맨 먼저 두 가지만 떠올리면 된다. 우선 정확한 피트. 모든 수트에 적용되는 얘기지만 패턴이 있는 수트를 입을 때는 정확한 피트야말로 산소와 같다. 옷이 조금만 헐렁해도 두 배로 커 보이기 때문이다. 셔츠와 타이의 매치도 관건이다. 수트와 팬츠에 패턴이 있다면 최대한 깔끔하고 무난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물론 패턴 셔츠는 외나무다리의 원수만큼이나 피해야 할 아이템이다.

체크 패턴을 옷으로 소화하는 게 두렵다면 패턴을 매치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액세서리는 어떨까. 스텝 바이 스텝처럼 초급자는 체크 타이에 타이 컬러와 맞는 솔리드 셔츠를, 중급자는 연한 윈도 체크 셔츠에 플레이드 체크 타이를 고르면 된다.

마지막은 바지의 차례다. 보기에는 참한데 막상 시도하려면 껄끄러운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체크 패턴 바지다. 무작정 튀는 체크 바지를 고르면 백이면 백,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우선 톤 다운된 컬러의 무난한 패턴으로 선택해 콤비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이 가장 쉽고도 안전한 방법이다. 참, 신발은 컬러감이 있는 옥스퍼드 슈즈나 로퍼가 긍정적인 조합이다.


글쓴이 문일완씨는 국내 최초 30대 남자를 위한 패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루엘 luel』의 편집장으로 남자의 패션과 스타일링 룰에 대한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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