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름 뒤에'골드''F.Q.S'등 꼬리표 붙이기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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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상품이름 뒤에 「골드」「F」「Q」등 영문표기를 붙인 제품은 거의 모두 잘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삼양라면골드.진로골드.박카스F.아진탈F.덴티Q.부라보Q 같은 제품이 그것이다.왜그럴까. G=금(Gold),F=강하게(Forte),Q=고품질(Quality),S=강하다(Strong)는 뜻의 머리글자다.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꼬리표를 안붙였을 때도 원래 잘팔렸던 품목들이며 약품.식품.술등 정부의 가격통제가 심한 품목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실제로 약값이 권장소비자 가격제에서 보건복지부의 감시를 받는표준소매가격 제도로 바뀐 84년이후 이같은 이름의 제품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이 가격을 못올리게 하니까 신제품으로 등록키 위해 약간의 성분을 첨가한 뒤 상품이름 뒤에 영문 머리글자를 단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수지가 안맞는다고 전혀 새로운 이름의 신제품을 내놓을 경우 애써 쌓 아놓은 제품의 인지도가 허망하게 날아가기 때문에 이같은 편법이 개발됐다는것이다. 실제로 캅셀당 2백원이던 대웅제약 우루사의 경우 준소매가가 11년만인 지난해 6월에야 2백20원으로 불과 10% 오르는데 그쳤다.같은 기간중 다른 제품 가격은 평균 80% 상승했다.20여년째 간장약 챔피언 자리를 지키다보니 물가당 국과소비자단체로부터 집중적인 규제를 받은 결과다.그러나 약효를 강화했다는 선전문구와 함께 92년 발매된 우루사F는 기존 우루사보다 75%나 비싼 캅셀당 3백50원(당시 표준소매가격)에 나왔다. 삼양라면의 경우 63년 첫 시판 때부터 89년 우지파동으로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26년간 「권장소비자가격 1백원」이요지부동으로 지켜졌다.하지만 81년 해물맛을 내는 성분을 첨가한 뒤 삼양라면골드라는 이름으로 2백원에 내놨다.
기존 소주의 병모양을 바꾼 진로골드.보해골드나 부라보콘의 맥을 이은 무설탕 아이스크림 부라보Q 등도 있다.한결같이 잘나가던 브랜드를 계승한 시리즈 상품으로 품질을 약간 고급스럽게 하면서 값을 올린 제품들이다.
그러나 과자류는 주소비층인 어린이들이 기존 인기상품에 대한 애착심이라든가 인지도가 낮다는 점 때문에 가격을 올릴수 없을 경우 생산을 중단하고 아예 새로운 브랜드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한편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덴티Q.똑똑Q.生 Q.밀Q같은것은 애초부터 Q자를 붙인 신제품으로 나와 잘팔리는 경우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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