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하천휴식제' 실시 적극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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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죽어가는 자연도 쉬게 하고 보살피면 되살아난다」.
92년부터 「하천휴식년제」를 실시해온 낙동강 상류의 경북예천군예천읍 한천(漢川)이 그 예.
축산폐수와 생활오수로 찌들어가던 한천이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적극적으로 보호하자 4년만에 1급수로 생명력을 회복,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모래무지.꺽지.버들치.돌마자.갈겨니.자가사리.수수미꾸라지등 1급수 어종이 다시 돌아온 것으로 확 인됐다.
예천군 중심지를 흐르는 폭 30~80의 한천이 오염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들어서부터.
거울처럼 맑던 물이 축산가구가 늘어나면서 6천여마리의 가축이쏟아내는 폐수와 주변 26개 자연부락 2천여가구의 생활하수가 정화되지 않은채 흘러들어 오염되기 시작,2급수로 악화됐다.이에따라 물고기도 점차 자취를 감춰 붕어와 납자루 .송사리.기름종개 등 14종이 발견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자 경북도와 예천군이 예천읍백전리~상리면도촌리 15㎞구간에 대해 92년5월부터 5년동안 「하천휴식년제」를 실시키로 하고 담당공무원을 지정,감시에 나섰다.
하천휴식년제란 오염물질의 투기는 물론 하천가에서의 가축방목과목욕.투망등 일체의 행락행위를 금지해 하천을 보호하는 제도.
처음에는 생활의 불편을 느낀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그러나 93년부터는 주민들도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축산폐수와 생활오수 줄이기 운동을 펴는등 적극적으로 한천 살리기에 나섰다. 이같은 노력끝에 지난달 안동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가 실시한 「수질과 생태계조사」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모래무지와 꺽지.
버들치등 1급수 어종 7종류와 각종 수생식물등이 발견됐다.수질도 생물학적산소요구량이 2급수 수준인 2.5~3에서 1급수 수준인 0.05~0.7으로 개선되고 부유물질도 휴식년제 실시전 평균 5.1이던 것이 1.53으로 크게 낮아졌다.경북도는 한천의 「하천휴식년제」가 성공을 거둠에 따라 청도.울진.영주.봉화등 오염하천에서도 휴식년제 실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예천=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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